"예전엔 임금님도 드셨는데…" 요즘은 국내서 보기 힘들어진 '한국 생선'

국내보다 중국에서 더 인기가 많은 '웅어'
웅어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사계절 내내 다양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계절 따라 잡히는 생선도 달라지는데, 봄철이 되면 강을 따라 올라오는 특별한 어종이 있다.

과거에는 궁중 수라상에 오르기도 했던 귀한 생선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외국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 잡히지만 국내보다 중국에서 훨씬 높은 평가를 받으며 최고급 식재료로 쓰이는 생선, 바로 '웅어'다.

웅어는 한 해 중 짧은 기간에만 맛볼 수 있어 희소성이 높고, 어획량 자체도 많지 않아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 특히 중국에서는 1인분에 2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될 정도로 대접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잡힌 웅어 대부분이 수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고급 식재료로 평가받는 웅어에 대해 알아본다.

갈대 사이에 알을 낳는 '웅어'

웅어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웅어는 갈대 사이에 알을 낳는 습성 때문에, '갈대 위' 자를 써서 '위어'라고도 불린다. 청어목 멸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성체 기준 크기 22~30cm까지 자라는 이 생선은 예전 임금님이 드시던 귀한 물고기로 조선 말기에는 행주에 사옹원 소속의 '위어소'를 두어 이것을 잡아 왕가에 진상하던 것이 상례였다.

몸통은 가늘고 길며 배의 모서리 부분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꼬리는 가늘며 길다. 입은 커서 아가미뚜껑의 뒤쪽까지 벌릴 수 있으며 아래턱은 짧고 위턱 밑에 가려진다. 작은 둥근비늘이 몸을 덮고 있다. 뒷지러미가 대단히 길어서 몸길이의 반이 넘는다.

웅어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강 하구와 연안에서 서식하는 회유성 어종으로,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민물로 거슬러 올라가는 습성을 지니고 있어 주로 금강, 영산강, 낙동강 하류에서 잡힌다. 국내에서는 전북 군산, 충남 서천, 전남 목포 등지에서 지역 특산물로 취급되며, 이 지역을 중심으로 봄철 한정으로만 유통된다.

특히 금강 하류에 위치한 충남 남부와 전북 북부에서는 웅어회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담백한 맛이 일품인 웅어 먹는 법

웅어 회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웅어는 몸이 가늘고 길며 은색 반투명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살은 부드럽고 지방이 적어 담백한 맛이 두드러진다. 입에 넣었을 때 기름기 없이 깔끔한 맛이 돌아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가장 맛이 좋은 시기는 봄에서 초여름 사이다.

이 생선은 성질이 매우 예민해 그물에 걸리면 쉽게 폐사한다. 그래서 잡자마자 회로 먹거나, 부패를 막기 위해 내장과 머리를 제거한 뒤 얼음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주로 횟감으로 먹으며, 뼈째 썰어 회무침으로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웅어는 잔가시가 많아 일반적인 생선회처럼 포를 떠 먹기보다는 무침에 가까운 조리법이 흔하다. 물론 구이로도 즐기지만, 웅어만의 담백한 맛은 회 형태에서 더 잘 살아난다.

국내보다 중국에서 더 높게 평가받는 웅어

웅어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이렇게 맛좋은 웅어지만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굉장히 낮은 편이다. 고등어나 삼치처럼 기름진 생선이 주로 소비되는 시장 분위기에서 담백한 맛을 가진 웅어는 점점 자리를 잃어갔다. 여기에 유통량도 특정 지역에 한정돼 있어, 전국적으로는 쉽게 접하기 어렵다.

반면 중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웅어는 중국 내에서 최고급 생선으로 여겨지며, 특히 한국 강 하구에서 잡히는 웅어는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돼 고급 요리에 사용된다. 현지에선 1인분에 한화 20만 원 가까이 받는 곳도 있다. 웅어의 상당수가 잡히자마자 중국으로 수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들어진 웅어

조선 시대에는 일반 백성들도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개체 수 감소와 수요 축소가 겹치면서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생선이 됐다.

웅어는 봄철 강에서 산란하는 어류지만, 하굿둑과 댐 건설, 수질 오염,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산란 조건이 급격히 열악해졌다. 한때 무분별한 남획도 웅어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줬다. 그 결과 지금은 국내 하천에서 웅어를 만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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