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300억달러 잭팟, 尹-글로벌 CEO 오찬…막후엔 민관이 함께 뛰었다

최동현 기자 2023. 1. 2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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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실장, 칼둔 청장과 '핫라인' 수시소통…韓-UAE '신뢰' 결실
6대 그룹 총수들, 글로벌 CEO 분담 섭외…'글로벌 CEO 오찬' 성사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에서 확대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에서 일궈낸 대표적 성과는 'UAE 300억달러 투자'와 '글로벌 CEO 경제외교'로 집약된다. 두 역대급 성과의 배경엔 양국의 긴밀한 막후 소통과, 국내 6대 그룹 총수들이 직접 해외기업 대표들을 섭외하는 등의 전방위적인 '민관 합동 작전'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300억달러(약 37조2000억원) 투자 약속을 받아낸 이면에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칼둔 알 무라바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간의 '핫라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둔 청장은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실력자다. 김대기 실장은 지난해 12월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 칼둔 행정청장과 수시로 소통하며 한국에 대한 UAE 측의 대규모 투자가 성사되도록 물밑 지휘를 했다.

칼둔 청장도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기 위한 많은 성과를 도출하라'는 지시를 받고 대(對)한국 투자를 준비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인 300억달러는 양국 정상 회담에서 드러났다. 이는 UAE가 단일 국가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로, 100억달러 수준을 기대했던 한국 정부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UAE가 전례 없는 투자를 결정한 이유를 '신뢰와 교감'에서 찾았다. 칼둔 청장은 지난해 5월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경축 사절로 참석하고, 넉 달 뒤인 9월에는 UAE 대통령 특사로 방한해 윤 대통령과 만나 양국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깊이 형성했다는 것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무엇보다 이번 UAE 순방 성과의 견인차는 양국 정상 간 신뢰와 교감이라고 판단한다"며 "원전과 방산, 에너지 등 첨단기술로 수출 활로를 모색해 온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과 탈석유로 새로운 계기를 모색하는 UAE의 지향점은 맞아떨어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4일 모하메드 대통령의 친동생인 압둘라 알 나흐얀 외교부 장관이 윤 대통령을 영접하면서 "행운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했을 때 순방에서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직감했다고 한다. '행운을 믿는다'라는 표현은 이슬람 국가인 UAE에서는 최상의 예우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실제 모하메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30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고, 이 공약은 양해각서(MOU)가 아닌 양국 정상의 공동 성명에 기재됐다. 칼둔 청장은 지난 1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글로벌 CEO 오찬'에 국부펀드 대표로 참석해 한국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의 한 호텔에서 글로벌 CEO(최고경영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짐 콜터(Jim Coulter)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또 '글로벌 CEO 오찬'의 막전막후에는 국내 6대 그룹 총수들이 움직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텔, IBM, 퀄컴, JP모건 등 글로벌 기업 대표 15명을 만났는데,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다보스포럼 특성을 고려하면 특정 행사에서 다수의 인사들과 환담을 나누는 것은 보기 드문 진풍경이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글로벌 CEO 오찬은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부터 밑그림이 그려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다보스포럼 참석 계획을 알리면서 '우리 기업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방안이 없겠느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총수들은 같은 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가 왕세자 겸 부총리가 방한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여 다보스포럼 구상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의 순방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6대 그룹 총수가 모두 동행하고, 글로벌 CEO 오찬을 성사시키자는 계획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6대 그룹 총수들은 평소 친분이 있는 글로벌기업 CEO를 분담해서 섭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텔·IBM·퀄컴·JP모건은 삼성이, 그랩·에어리퀴드·뱅크오브아메리카는 현대차, 무바달라는 SK, 쉘은 LG, 네슬레는 롯데, TPG는 한화가 초청부터 참석 여부까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6대 그룹 총수들이) 친분이 있는 세계적인 CEO들을 초청해서 연결을 한 것으로 안다"며 "(글로벌기업 CEO) 한 명, 한 명이 모두 모여서 오찬을 갖는다는 것은 상당히 진귀한 그림"이라고 했다.

김은혜 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민관이 한팀이 된 이번 경제외교"라고 표현하면서 "순방에 함께한 100여 개 기업인 사절단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윤 대통령)과 함께 팀코리아를 세계에 각인시킨 주역"이라고 평가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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