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만에 돌아온 희대의 문제작. 슈퍼 히어로 코믹스 기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았던 <조커>가 속편 <조커: 폴리 아 되>로 돌아왔다. 지독한 현실에 슈퍼 히어로 코믹스 빌런 캐릭터를 밀어 넣은 색다른 시도로 호불호 논쟁을 불러왔던 <조커>. 전작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커: 폴리 아 되> 역시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이후 수많은 해외 매체의 리뷰에서 호와 불호 사이를 오가며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조커: 폴리 아 되>의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이들을 위한 <조커: 폴리 아 되>의 안내서. 먼저 본 이들이 리뷰에서 여러 번 언급한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 봤다.
<조커: 폴리 아 되>
아서 플렉을 해체하다


극명한 빈부격차, 약자들은 추락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와 그로 인해 들끓는 분노까지. 취약 계층에 놓인 아서(호아킨 피닉스)와 그를 광기에 몰아넣던 자본주의의 민낯을 선명히 담아내며 반사회적 성향을 지닌 인물이 악당으로 물들어가는 과정을 담아냈던 <조커>. DC 코믹스라는 원작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스타일로 조커의 탄생 서사를 만들어낸 토드 필립스 감독은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으며 커리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 그해 거의 모든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쓴 호아킨 피닉스에게도 <조커>는 남다른 작품이었을 터. 두 사람은 <조커>의 촬영이 절반 정도 진행되었을 때부터 속편을 계획했다. 아서 플렉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데 두 사람 모두 동의한 것. 토드 필립스 감독은 <조커: 폴리 아 되>의 이야기를 완성하기까지 총 세 번의 각본 작업을 진행했고, 그 과정을 통해 아서 플렉을 세세히 해체했다. 전편이 '조커'로서의 정체성을 깨닫는 아서 플렉의 변화를 그렸다면, 이번 영화는 '조커'라는 새로운 자아를 받아들인 아서 플렉의 내면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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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의 노래와 댄스?
뮤지컬 장르여야만 했던 이유


캐릭터의 대사나 표정, 연출과 촬영까지. 기술적인 영역 위로 캐릭터의 내면을 더욱 섬세히 담아내기 위해 토드 필립스 감독이 선택한 색다른 방법. 바로 음악이다. <조커: 폴리 아 되>가 뮤지컬 장르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팬들의 우려가 기대만큼 커졌던 건 사실. <조커>에서 담아낸 고담시의 암울한 풍경과 활기 넘치는 뮤지컬 장르가 다소 불협화음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돌이켜보면 <조커> 속 아서 플렉은 늘 음악과 함께였다. 총을 손에 넣었을 때도, 처음으로 손에 피를 묻혔을 때도, 머레이 쇼에 출연하기 위해 방송국에 가던 길에서도 그는 춤으로 자신의 광기를 표현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조커: 폴리 아 되>의 기자 간담회를 통해 "<조커>를 보면 아서는 화장실에서도 춤을 추고 계단에서도 춤을 춘다. 속편을 연출한다면 그 내면의 모습이 표출되길 바랐다"고 전하며 <조커: 폴리 아 되>가 뮤지컬 장르로 탄생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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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할리 퀸, 레이디 가가


뮤지컬로 재탄생한 '조커'의 새로운 이야기에서 가장 기대할 수밖에 없는 부분. <스타 이즈 본>, <하우스 오브 구찌> 등을 통해 남다른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 시대 최고의 멀티 엔터테이너, 레이디 가가가 연기한 할리 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코믹스 속 할리 퀸의 통통 튀는 광기를 지우고, <조커> 속 고담시의 음울한 분위기와 완벽히 잘 어울리는 새로운 할리 퀸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 대부분의 매체에서 보낸 찬사가 그의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신뢰를 더한다. <조커>로부터 2년 뒤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작품에서 레이디 가가가 연기한 리 퀸젤은 조커로서 생명력을 잃은 아서 플렉에게 다시금 광기를 불어넣는 인물. 믿고 보는 연기는 물론, 극 중 그가 라이브로 선보일 역대급 뮤지컬 퍼포먼스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커: 폴리 아 되>를 관람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알고 보면 레이디 가가의 제안으로 <조커: 폴리 아 되> 속 모든 뮤지컬 장면들이 라이브로 진행되었다고. 호아킨 피닉스는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노래가 너무 매끄럽게 들리면 안 되고, 아서의 진정한 목소리를 찾기 위해선 라이브를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보컬 코치와 노래 연습에 매진했다는 에피소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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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은 마틴 스콜세이지
속편의 명작 DNA는?

<택시 드라이버>, <코미디의 왕> 등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 연출작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나 설정을 통해 그에 대한 경의를 확인할 수 있었던 <조커>. 이번 작품에서 역시 고전 명작에 대한 토드 필립스 감독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예고편에서부터 뮤지컬 영화 걸작 <쉘부르의 우산>, <진저와 프레드>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었던바. 그와 함께 어떤 명작의 소스가 숨어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촬영 세트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을 터. CG와 블루 스크린의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길 택한 토드 필립스 감독의 연출 방향에 따라, 이를 충족시킬 만한 장소를 찾기 위해 <조커: 폴리 아 되>의 제작진은 미국 전역 곳곳을 탐방했다. 그 과정에서 1920년대 후반 결핵 격리 병원으로 지어졌던 뉴욕 인근의 건물을 발견했고, 이에 거대한 담장을 설치해 <조커: 폴리 아 되>만의 촬영 세트를 만들어갔다고. 덕분에 더욱 사실적인 영화의 세계관을 구축해 낼 수 있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지금 이 시대의 현실과 정확히 겹쳐지는 이야기를 펼쳐냈던 <조커>. 그 뒤를 이어 또 한 번 지독한 현실을 펼쳐낼 <조커: 폴리 아 되>를 기대해 보자. 조커, 혹은 아서 플렉의 새로운 이야기 <조커: 폴리 아 되>는 10월 1일 관객을 찾는다.
나우무비 유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