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서 96% 요격률… 실전이 증명한 천궁-II
한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가 이란 전쟁에서 실전 성능을 증명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UAE에 배치된 천궁-II 2개 포대가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에 대응해 60여 발을 발사했고, 96%라는 경이적인 요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전장에서 미국 패트리엇이 기록한 90~92% 요격률을 상회하는 수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 외신들은 천궁-II를 "패트리엇의 저가 경쟁자"로 소개하며 K-방산의 위상을 극찬했다. 첫 실전 투입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한 최초의 한국산 유도무기라는 기록도 세웠다.

패트리엇의 4분의 1 가격… '갓성비' 무기의 등장
천궁-II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주목받는 핵심 이유는 '가성비'다.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패트리엇 PAC-3 요격탄 1발 가격은 약 370~400만 달러(약 55~60억원)에 달한다. 반면 천궁-II 요격탄은 110만 달러(약 15억원) 수준으로 패트리엇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성능은 패트리엇에 버금가면서 가격은 절반 이하라는 점이 중동 국가들의 관심을 폭발시킨 것이다. 특히 이란의 저가 샤헤드 드론이 '가성비 공격'으로 위력을 발휘하면서, 수천 달러짜리 드론을 60억원짜리 미사일로 요격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천궁-II는 이 '비대칭 전쟁' 시대의 해답으로 떠올랐다.

사우디·UAE·이라크… 12조원 계약 완료
천궁-II는 이미 중동 주요국들과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UAE가 2022년 약 4조원 규모로 10개 포대 구매를 계약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2024년 2월 약 4조 2,000억원 규모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라크 역시 약 3조 7,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세 국가 계약만 합쳐도 12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이란 전쟁 발발 후 추가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는 한화와 LIG넥스원(현 LIG D&A)에 납품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고, UAE도 요격 미사일 추가 공급을 주문했다. 전쟁으로 방공 무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긴급 SOS'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수주잔고 26조원… 2032년까지 생산 물량 '완판'
문제는 공급이다. 현재 천궁-II의 수주잔고는 약 26조원에 달하며, 공장을 풀가동해도 2032년까지 생산 물량이 이미 소진된 상태다. 포캐스트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천궁-II 요격 미사일의 연간 생산량은 2025년 기준 약 40발 수준에 불과하다. 2028년에도 60발 수준까지밖에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UAE는 2022년 계약 당시 2030년까지 매년 2~3개 포대씩 순차 납품받기로 했는데, 이란 전쟁 이후 "더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심지어 UAE는 한국군이 운용 중인 물량까지 돌려달라고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줘도 당장 살 수 없는 무기가 된 것이다.

LIG넥스원·한화, 공장 증설 검토 나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방산업체들이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천궁-II는 LIG넥스원(현 LIG D&A)이 유도탄을, 한화시스템이 레이더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대를 담당하는 분업 구조로 생산된다. LIG넥스원은 구미와 김천 공장의 유도탄 양산 능력을 극대화해 사우디·이라크 등 대규모 계약 물량을 적기에 인도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발사대와 차량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026년부터 UAE향 납품이 본격화되고, 2027~2028년에는 사우디·이라크 물량이 더해지며 천궁-II 관련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독점 구조 흔드는 K-방산의 부상
천궁-II의 성공은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글로벌 방산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중동 방공 시장은 미국 패트리엇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쟁을 계기로 걸프 국가들이 수입처 다변화에 나서면서 한국이 핵심 공급자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도 자국 방어를 위해 패트리엇 생산에 전력을 쏟고 있어 동맹국 납품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한국산 무기는 성능·가격·납기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천궁-II가 중동 방공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K-방산이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