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인데도 유난히 웃풍이 도는 집이 있습니다. 창을 새로 해도 별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오래 이 일을 한 기사들은 현장에 들어가 창틀만 봐도 짐작이 간다고 합니다. 창 자체보다 주변이 문제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가 자주 겹칩니다.

창틀 아래 실리콘이 갈라진 집
창과 벽이 만나는 자리에는 실리콘이 채워져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수축해 실금이 갑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아래쪽부터 갈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로 들어오는 바람이 생각보다 큽니다. 초를 켜서 불꽃이 흔들리는 자리를 찾아보면 바로 확인됩니다. 창을 바꾸기 전에 이것부터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크레센트가 헐거워진 집
창을 잠그는 반달 모양 손잡이가 헐거우면 창이 틀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습니다. 닫았는데도 미세하게 떠 있는 상태라 계속 바람이 들어옵니다. 잠글 때 뻑뻑한 느낌이 없고 헐렁하게 돌아간다면 조정이 필요합니다. 나사 두어 개로 위치를 맞추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부품값도 얼마 하지 않습니다.

모헤어가 닳아 버린 집
창틀 옆면에는 솔처럼 생긴 털이 붙어 있는데 이걸 모헤어라고 부릅니다. 이게 닳아 짧아지면 창과 틀 사이에 틈이 생깁니다. 손으로 쓸어 봐서 털이 눕거나 빠져 있으면 교체할 때입니다. 길이만 맞추면 직접 끼울 수 있을 만큼 간단합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창 전체를 바꾸는 집이 많습니다.

정리하면 갈라진 실리콘, 헐거워진 크레센트, 그리고 닳은 모헤어입니다. 셋 다 창을 통째로 바꾸지 않고도 손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추워지기 전에 이 세 가지만 확인해도 체감이 다릅니다. 오늘 창틀 아래쪽을 한번 만져 보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느껴지는 자리가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