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이 터졌다… 기후변화가 부른 지구의 종말? 진짜 괜찮을까?

차가운 대륙, 고요한 눈의 세상. 우리는 ‘남극’ 하면 하얗게 펼쳐진 얼음 들판과, 펭귄이 걷는 푸른 설원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 또 하나의 ‘지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그리고 지금, 그곳에서 조용히 꿈틀거리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빙하가 사라질 때, 지구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기후변화는 이제 머릿속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체감하는 변화’가 되었습니다.

태풍이 거세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전 세계적인 가뭄과 폭염이 우리 삶을 위협하죠. 그런데 최근 과학계에서는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무서운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만약 남극의 빙하가 완전히 녹아내린다면, 그 아래 잠들어 있는 화산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영국의 주요 매체 <가디언>은 전 세계 과학자들의 연구를 인용해 남극 서부에만도 최소 100개의 빙하 아래 화산이 존재하며, 이들이 지구 온난화에 의해 깨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은, 단순한 공포가 아닌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숨을 참은 듯한 화산, 빙하가 만든 압력의 뚜껑

우리가 상상하는 ‘활화산’은 보통 화염을 뿜어내고, 연기를 내뿜으며 분화하는 이미지죠. 하지만 남극의 화산들은 수천 년 동안 얼음 아래에서 잠들어 있었어요. 이 얼음, 빙하, 그리고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빙상의 무게는 마치 압력솥의 뚜껑처럼 작용해왔습니다.

마그마가 솟아오르려 해도, 그 위를 덮은 얼음이 이를 눌러왔던 거죠. 그러나 지금, 그 억제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줄어들고, 그 아래의 압력이 점차 풀려가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분출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두꺼운 빙하로 덮여 있었던 마그마 저장소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부 압력을 축적하는데, 이 압력이 갑자기 해방되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폭발적인 화산 활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질학적 증거: 수만 년 전, 이미 일어난 일

이건 단순한 가설이 아닙니다. 칠레 파타고니아에 위치한 모추-조슈엔코 화산에서, 실제로 그런 흔적이 발견됐어요. 연구진은 이 지역이 한때 1,500m 두께의 빙하로 덮여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빙하기 전후의 화산암을 방사성 동위원소로 분석한 결과, 얼음이 녹기 시작한 약 13,000년 전, 이 화산에서 대규모 분화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분화는 지하 10~15km 지점에 축적돼 있던 마그마가, 얼음이 사라지자마자 폭발적으로 분출된 결과였죠. 그리고 그 뒤로 수천 년 동안, 빙하의 두께가 줄어드는 만큼 분출 빈도도 함께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단지 한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구 전역에서 유사하게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지난 빙하기 이후, 전 세계 화산 활동은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증가했어요.

화산은 기후를 식힐까, 덥힐까?

재미있게도 화산은 지구를 식히기도, 덥히기도 합니다. 화산이 폭발하면, 대기 중에 퍼지는 황산 에어로졸 같은 입자들이 태양빛을 반사해 일시적으로 지구를 식힐 수 있어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도 배출됩니다. 이 온실가스는 장기적으로 대기를 덮고,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죠. 즉, 화산 폭발은 기후 위기에 대해 일종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 균형이 계속해서 무너지면, 결국 ‘빙하가 녹아 → 화산이 분출하고 → 다시 지구가 더워지고 → 또 다른 화산이 깨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과소평가되어 왔지만, 이제는 과학계가 ‘기후-화산 피드백 루프’라는 이름으로 진지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남극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가 깨어난다

이번 연구는 남극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러시아 캄차카 반도, 북미 로키산맥, 이 모든 지역에서도 잠든 화산 아래에 빙하가 있었거나 지금도 존재합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아이슬란드에서는 연속적인 화산 분출이 일어나고 있어요.

사람들은 이곳을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하지만, 과학자들은 이것을 지질학적 경고음으로 듣고 있습니다. 또한 뉴질랜드와 북미 서부의 일부 화산대도,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이 말은 곧, 우리가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장엄한 산과 화산 풍경들이 안전한 풍경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여행자에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이 걷는 땅은 어떤가요

빙하 위를 걷는 탐험, 아이슬란드의 용암지대 투어, 혹은 남극 크루즈. 이 모든 것이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프리미엄 여행’ 상품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지구의 울림이 담겨 있습니다.

혹시, 당신이 밟고 있는 그 눈밭 아래에서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마그마가 꿈틀대고 있다면요? 여행은 풍경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일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공포’가 아니라 경청입니다. 지구가 보내는 미세한 신호에, 한 번쯤 귀를 기울여 보는 것.

기후 위기의 마지막 퍼즐, 화산

기후 변화는 이제 단지 온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기, 해류, 강수량, 식물 생태계, 인간 건강, 그리고 지금은 화산 활동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연결 고리가 완성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가 말하는 건 단 하나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빙하 아래의 세계는 반응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연구가 학술지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인류가 앞으로 어떤 위협과 마주할지에 대한 ‘행동의 단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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