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기능을 미리보기 버전을 통해 출시했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AI 기능으로 아이폰 업그레이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날 최신 기종인 아이폰16 시리즈 주문량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 대기자 명단에 등록된 애플 개발자 프로그램 회원을 대상으로 최신 운영체제 (OS) iOS 18.2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애플 기기에 통합된 챗GPT, 개인화된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젠모지, AI 이미 생성 툴인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등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기능이 포함됐다.

iOS 18.2에서는 애플의 AI 음성비서인 시리가 특정 질문에 답하기 위해 챗GPT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이를 활용해 답변을 제공한다. 또 글쓰기 도구에 챗GPT가 통합돼서 텍스트 작성에 활용할 수 있고 일부 앱에서 사용할 이미지를 생성도 가능하다.

애플은 올해 안에 iOS 18.2를 일반 이용자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애플은 또 다음 주에 일반 사용자들에게 iOS 18.1를 공식 배포한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통화 녹음 기능, 녹음된 내용의 텍스트 변환과 알림 요약 등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일부가 포함된다.

앞서 애플은 6월 연례 행사인 세계개발자대회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처음 발표했다. 이후 지난달 아이폰16를 출시하며 애플 인텔리전스의 여러 기능을 순차적으로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15프로 및 프로맥스, 아이폰16 시리즈에서만 구동된다. 따라서 월가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 교체 주기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애플 주가에도 반영됐다. 애플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약 35% 상승했고 6월 애플 인텔리전스 최초 발표 이후 약 19% 올랐다.

그러나 이날 애플이 내년 상반기까지의 아이폰16 주문량을 줄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대만 TF인터내셔널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의 아이폰16 주문량을 1000만대 줄였다고 밝혔다. 그 결과 올해 하반기 아이폰16 생산량은 이전 전망치인 8800만대에서 8400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4분기와 내년 상반기 및 하반기 총 아이폰 생산량이 각각 8000만대, 4500만대, 3900만대로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문가는 4분기 아이폰 매출이 “생산 감소의 영향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작년 4분기 생산량과 판매량 간의 격차가 올 4분기보다 컸고 올 4분기 제품 믹스가 9~10월 프로 맥스 모델의 생산량 증가로 더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내년 상반기에 전년 대비 출하량 감소와 애플이 아이폰 SE4를 출시한 후 “제품 믹스가 덜 유리해져서” 아이폰 매출이 압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UBS 애널리스트들도 시장이 애플의 AI 시스템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지만 올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아이폰 업그레이드 슈퍼사이클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비롯된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6% 하락한 230.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