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한파에…수도관 동파·빙판 사고 속출

지홍구 기자(gigu@mk.co.kr)송은범(song.eunbum@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2023. 1. 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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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량기 동파 30배 늘어
강풍에 시설물 파괴 잇따라
제주공항은 정상화됐지만
4만명 탈출행렬에 북새통
26일은 중부지방 폭설예보
바닷물까지 얼린 한파 강력한 한파가 한반도를 덮친 25일 인천 강화군 분오항에서 바닷물이 얼어 붙어 어선들의 발이 묶여 있다. 26일은 추위가 다소 풀리지만 중부지방에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승환 기자>

올겨울 최강 한파에 전국이 꽁꽁 얼었다. 26일 잠시 날이 풀리지만 눈이 내린 후 다시 강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 발이 묶였던 제주국제공항 항공기들은 25일 운항이 정상화됐지만 제주를 떠나려는 4만3000여 명이 공항에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전국 곳곳에서는 수도계량기가 동파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께 서울은 영하 17.3도, 강원도 철원군은 오전 6시 33분 영하 25.1도, 경기도 포천시는 오전 6시 46분 영하 23도를 기록했다. 1904년부터 지금까지 서울 최저 기온이 영하 17도 이하로 내려간 것은 이달 24∼25일을 포함해 173일에 불과하다. 대부분 1980년 이전이고 2000년대 들어서는 총 9일뿐이다. 한반도보다 넓은 찬 공기가 전국을 덮으면서 제주도에도 한파 영향이 미쳤다. 우리나라 최남단인 마라도는 이날 오전 5시 30분 기온이 영하 2.9도까지 떨어졌다. 최저 체감온도는 영하 9.8도였다.

최강 한파로 인한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가 발생하고 강풍에 공공시설물이 훼손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인천시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178건의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신고된 6건과 비교하면 하루 새 29.6배가 급증한 것이다. 이날 0시 53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프라임뷰 인근 도로에서 동파된 수도관에서 흘러나온 물이 도로를 뒤덮어 순식간에 얼음판으로 변했다.

부산에서도 이날 오전 6시 31분 상수도관 동파로 흘러나온 물에 금정구 장전동의 한 도로가 얼어붙어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경상남도에서도 이날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총 40건의 한파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경남 의령군 한 오리농장에서 수도관이 파열돼 소방 당국이 급수 지원에 나섰다.

한파로 인한 소방 신고도 빗발쳤다. 이날 오전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고가도로와 부산시 중구 영주동 부산터널 입구 등지에서 고드름을 제거해 달라는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관이 긴급 출동했다. 부산에서는 한파와 함께 강한 바람이 동반돼 사하구 한 초등학교 출입문이 파손됐고, 부산진구에서는 전신주에 달린 간판이 떨어졌다.

설 마지막 날 막혔던 제주 하늘길은 정상화됐다. 그렇지만 공항에는 설 연휴에 제주를 찾았다가 발이 묶인 관광객·귀성객 4만3000여 명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앞서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강풍 특보와 급변풍 특보가 내려지면서 제주를 오갈 예정이던 항공편 476편(출발·도착편)이 모두 결항한 바 있다.

25일 제주지방항공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항공편 운항이 재개됐지만 한시라도 빨리 제주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공항 대기실이 혼잡스러운 상황이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항공기 연결과 기상 등 이유로 155편의 출발·도착이 지연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임시편을 포함한 항공기 500여 편이 투입됐다. 국토교통부는 체류객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김포공항 야간 이·착륙 허가 시간을 26일 오전 1시까지 2시간 연장했다.

한편 올겨울 최강 한파가 지나간 자리를 중부지방에 '눈 폭탄'이 내리며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5일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26일 새벽과 아침 사이 중부지방에 눈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전날보다 기온이 오르겠지만 강추위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로 눈이 얼어붙으면 출근길이 빙판으로 변할 수 있다.

26일 예상 적설량은 서울 등 중부지방(강원 동해안 제외)·경북 북부 내륙·경북 북동 산지·전북·전남 서부·제주 중산간·제주 산지 2~7㎝, 경북 남부·경남 서부 내륙·전남 동부·제주 해안 1㎝ 내외다. 인천과 경기 서해안, 충남 서해안, 제주 산지에 눈이 많이 오는 곳은 적설량이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26일 밤부터는 전북 남부와 전남권, 경북권 남부, 경남 서부 내륙, 제주도에도 비나 눈이 오겠다.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 경북 북부 내륙, 경북 북동 산지 5∼10㎜, 전라권, 경북권 남부, 경남 서부 내륙, 제주도, 울릉도·독도 5㎜ 미만이다. 26일 아침 최저기온은 -13∼-4도, 낮 최고기온은 -1∼6도로 예보돼 전날보다는 다소 풀리겠다. 다만 다음날 다시 찬 북서풍이 내려오면서 기온은 내림세로 돌아서 일부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지겠다.

[인천 지홍구 기자 / 제주 송은범 기자 / 박나은 기자 /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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