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를 타고 싶어서 가수를 했다”는 고백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재훈은 아버지가 가구 회사를 운영하던 집안에서 자랐다고 운을 뗐다. 경제 사정은 나쁘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사업하는 사람이 수입차 타면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고, 어머니 역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들에게 비싼 차를 허락하지 않았다. 자동차 잡지를 보며 수입 스포츠카를 꿈꾸던 그는 “차를 타고 싶어서 가수를 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전성기엔 자동차만 15대…보험료 보고 정신 차렸다
쿨이 ‘운명’, ‘슬퍼지려 하기 전에’ 등 히트곡을 잇달아 내며 정상에 오르던 시기, 이재훈의 차 사랑은 실제 숫자로도 드러났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좋아하는 차를 하나둘 사다 보니, 어느 순간 차량이 15대까지 늘어 있었다”고 밝혔다. 세단, SUV, 수입 스포츠카까지 다양한 차종을 동시에 보유해, 날씨와 기분에 따라 골라 타는 게 일상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어머니가 “보험료·세금이 얼마 나가는지 직접 보라”고 장부를 보여줬고, 그제야 ‘내 수입의 상당 부분이 차 유지비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차량 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3대 정도만 보유하며 예전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입차 한 대 때문에 가출…인순이가 도운 ‘합의’
이재훈의 첫 수입차에는 작은 사건도 있었다. 그는 “너무 수입차를 타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계속 반대해서 결국 집을 나간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일을 인순이가 듣고, 이재훈 아버지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중재에 나섰다. 인순이는 “아들이 자기 힘으로 번 돈으로 차를 사겠다는데, 한 번만 허락해보라”고 설득했고, 아버지는 결국 “네가 번 돈으로 네가 책임지고 타라”는 조건으로 동의했다고 한다. 이재훈은 “그 덕분에 첫 수입차를 살 수 있었다”며, 지금도 인순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주도 라스밤’이 보여준, 지금의 이재훈
시간이 흘러 이재훈은 화려한 가요계 최전성기를 뒤로하고 제주도에 터를 잡았다. ‘라디오스타’ 제주 특집 ‘제주도 라스밤’에서는 이재훈과 함께 제주에 정착한 연예인들이 총출동했다. 이재훈은 “이제는 뼛속까지 제주도민이 됐다”고 말하며, 조용한 섬 생활과 가족과의 일상을 소개했다. 이웃에는 6촌 형 이재훈(개그맨 이재훈)이 살고 있고, 같은 특집에 연기자 방은희, 폐가 한 채를 소유한 김숙 등도 등장해 ‘제주 살이’ 에피소드를 주고받았다.

강남 빌딩을 정리하고 택한 섬 생활
이재훈은 과거 강남 논현동에 60억 원대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제주도 정착을 위해 이 빌딩을 매물로 내놓은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서울에서 사업과 연예 활동을 병행하는 삶보다는, 제주에서 조금 더 단순하고 마음 편한 삶을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동차에 ‘올인’하던 젊은 시절과 달리, 지금은 생활 기반 자체를 옮기며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다만 차에 대한 애정만큼은 여전해, 제주에서도 적당한 차를 골라 타며 드라이브를 즐긴다고 했다.

여전히 ‘자동차 덕후’…하지만 한발 물러선 거리
이재훈은 예전처럼 한꺼번에 10대 넘는 차량을 굴리지는 않지만, 여전히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와 동호회 활동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차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면, 지금은 내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신차가 나오면 시승 영상을 챙겨 보고 지인들과 차 이야기를 나누는 ‘자동차 덕후’ 기질을 숨기지 않는다. 제주도로 이주한 뒤에는 “섬에서 어울리는 차가 뭔지 고민하다, 너무 과한 스포츠카 대신 실용적인 SUV 위주로 바꿨다”고 귀띔했다.

자동차가 열어준 무대, 그리고 삶의 궤적
돌이켜보면, “차를 타고 싶어서 가수를 했다”는 말은 우스갯소리 같지만, 이재훈 인생의 방향을 실제로 바꾼 욕망이었다. 수입차를 동경하던 20대 청년은, 노래 실력과 팀워크로 1990~2000년대를 대표하는 혼성 그룹의 보컬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한때는 15대의 자동차를 소유할 정도로 꿈을 이뤘다. 지금은 제주 바다를 보며, 가족·이웃과 함께 사는 삶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지만, 자동차에 이끌려 시작된 그의 선택들이 결국 ‘톱스타 이재훈’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사소한 욕망’이 만든 의외의 결과
이재훈의 이야기는, 때로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욕망이 인생을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취미인 자동차가, 그에게는 직업 선택의 이유이자 성취의 상징, 그리고 지금도 삶의 즐거움을 주는 동반자로 남아 있다. “차를 타고 싶어서 가수가 됐다”는 한 마디는 그래서, 톱스타의 허세가 아니라 한 사람의 솔직한 출발점에 대한 고백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