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실상 국민의힘 선대위원장, 박민식도 지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부산·울산·경남에서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를 지원했다. 지난 23일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 같은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탄핵된 전직 대통령이 선거판 전면에 등판한 상황을 두고 인기없는 장동혁 대표, 무게감있는 인물 부재 등 국민의힘 난맥상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부산 기장군 기장시장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박민식 부산 북갑 국민의힘 보궐선거 후보 등과 동행 유세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박민식 후보에 대해 “(박 후보) 아버님께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셨다가 전사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라를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여러분이 박 후보에게 봉사할 기회를 주신다면 박 후보도 이 나라를 잘 지켜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박형준 후보에 대해선 “앞으로도 부산의 더 큰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더 많은 일을 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앞서 진주 중앙시장과 울산 신정시장을 방문해 국민의힘 후보들을 지원했다. 지난 23일 대구, 25일에는 충북을 방문했다. 오는 28일에는 강원과 경북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민식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갑 후보를 겨냥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30년을 구형하고 가짜 보수인 주제에 국민의힘 이름을 훔쳐쓰려고 하는 게 딱하다”고 적었다. 한 후보는 부산 덕천역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그 동안의 삶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박 민식 후보를 향해서는 “30년 구형을 결정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나서고 장관 자리를 하고 지금까지 윤어게인 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 윤 (전) 대통령이 구형한 30년을 저한테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통령 지원 유세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건강한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다. 많은 국민도 비슷한 감정인 것 같다”며 “민주당은 많이 무서운 모양이다. 정청래가 ‘부끄러움도 모른다’며 악담을 퍼부었다”고 적었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전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 지지층과 보수 진영 전체를 걱정하는 이들에게는 의미 있는 행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유세 효과를 두고는 당내 반응이 엇갈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보들 입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오면 기사라도 한 줄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슈라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후보들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서울은 박 전 대통령이 판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서울에는 안 오시는데, 지역 판세에 따라 도움이 될지를 판단해서 모신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한 재선 의원은 “대구·경북 정도를 제외하고 큰 선거구에서 당락을 좌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당내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다시 생각해봐야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 한표 얻고 두표 빠지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대표는 인기가 없고, 지원 유세를 갈 호감가는 정치인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어게인가고 다시 태극기냐”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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