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주 내 종전” 공언했지만···트럼프가 이란에서 발 빼기 어려운 세 가지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2~3주 이내”에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의 일방적 승리 선언 이후에도 이란 전쟁이 신속하게 종료되고 미국이 쉽게 발을 빼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란은 최소 6개월간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적들이 정한 (종전) 시간 제한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걸프 국가들은 이란이 자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지속하는 가운데 미군이 일방적으로 철수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참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①UAE 참전 검토···‘종전 이후’에도 분쟁 지속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UAE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군사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걸프 국가들 가운데 이란 전쟁에 참전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미국이 이란 정권이 무력화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길 원하며 군사력 투입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참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WSJ는 아랍 관리들을 인용, UAE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UAE의 참전은 종전을 둘러싼 국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종전을 선언하고 철수한 이후에도 이란과 UAE 등 걸프 국가들의 무력충돌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도 불구하고 참전을 애써 피해왔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 엘리자베스 덴트는 “이란 전쟁에 참전하면 더욱 공격적인 이란과 맞서 싸워야 하고,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타격과 투자자 신뢰도 하락을 계속 감수해야 한다. 또 이란과 관계 재건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재개방이나 이란 드론·미사일 능력을 무력화하기 전에 승리를 선언해 버릴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②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제 지속 전망
이란은 미국이 승리를 선언하고 떠나버린 뒤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의회 안보위원회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하는 계획을 승인하며 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란은 선박 1척당 40만달러(약 6억원)에서 많게는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책임국정연구소의 트리파르시 부소장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계속할 것이며, 아마도 해협을 향해 계속해서 포격을 가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갈등에서 쉽게 발을 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설득에 넘어가 이란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목표를 ‘이스라엘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르시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군사력이 “석기시대 수준”으로 약화되면 철수하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전쟁 목표를 이스라엘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기시대’는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사용했던 표현으로,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 억지와 협상 타결이라는 기존 목표에서 이란 군사력의 완전한 파괴라는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략과 유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설령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된다고 하더라도 선박 통행이 정상화되는 데는 수개월 이상의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상 보험료가 위험 부담금을 반영해 이미 치솟은 상황에서, 선박 선원들은 이란 공격으로 목숨을 잃을 것을 두려워 항해를 꺼리고 있다.
노르웨이 선주 전쟁보험협회의 스베인 링바켄 사무국장은 이미 페르시아만에 적체된 석유·가스 등 화물 량이 상당해 이를 처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링바켄 국장은 “중동 지역의 에너지 및 운송 인프라를 파괴한 공격으로 인해 복구 작업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화물 적체 때문에 해운 공급망 정상화에 최소 몇 달이 걸릴 것이며 향후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비효율성이 가중될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동 지역 에너지 시설 40곳 이상이 ‘심각 또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파손됐다.

③이스라엘, 레바논 헤즈볼라 공격 지속
또 하나의 변수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승리 선언 이후에도 이란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기 위한 공격을 지속하려 할 수 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2~3주 종전” 발언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또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더욱 확대하면서 이란 전쟁 종전 여부와 관계없이 레바논 군사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국경을 ‘완충지대’ 삼아 점령할 계획을 밝히며, 이곳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그곳의 군사시설과 무기를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에 종전 협상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란은 대리세력인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는 미군 철수 이후에도 레바논 지역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선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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