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해도 강남 인기 여전… 서울 외곽은 거래 주춤

노도강 상승폭 0.03~0.05% 하락
서울 외곽·비강남권 하락세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이 3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 대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주택 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서울 아파트값이 주춤하는 추세다. 다만 핵심 지역보다는 외곽부터 규제 영향이 나타났다.

5일 한국부동산원 9월 5주(9월3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과 뉴시스 등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0.10% 상승으로 28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그 폭이 3주 연속(0.16%→0.12%→0.10%) 줄어들었다.

강남(0.21%→0.18%), 서초(0.23→0.17%), 송파(0.17%→0.11%) 등 강남3구도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은 노원(0.10%→0.07%), 도봉(0.07%→0.02%), 강북(0.10%→0.06%) 등으로 0.03~0.05%까지 오름세가 감소했다.

노도강은 일부 단지에서 하락 거래도 나타났다.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 68㎡(10층)는 지난 7월 6억1500만원보다 3300만원 낮아진 5억8300만원에 지난달 9일 거래됐다.

경매시장에서는 강남권 등 인기 지역과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가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상위 10위권에는 강남구(3개), 마포·용산구(2개) 등 5개가 순위에 들었다. 모두 인기 지역 아파트들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까르띠에 전용면적 230㎡(14층)는 지난달 26일 감정가 46억2000만원의 117%인 54억1000만원에 낙찰되며 9월 서울 아파트 경매 중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노도강을 비롯한 서울 외곽 아파트들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0%를 밑돌았다. 노원구 공릉동 공릉삼익아파트 전용 85㎡(6층)는 지난달 감정가(7억원)의 86.5%인 6억582만원에 낙찰됐다.

도봉구 쌍문동 현대아파트 전용 45㎡(12층)도 감정가 3억3000만원보다 5620만원 이상 낮은 2억7380만원에 넘어갔다. 낙찰가율은 83.0%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2단계 DSR을 시행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시장 수요는 갭투자가 아닌 갈아타기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서울 집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심부보다 외곽이 먼저 하락하는 부동산 시장의 특성과 맞물린 흐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