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홍강(紅江)의 기적이 만날 때 [기고]
인구 1억 명, 평균 연령 32세의 '젊은 나라' 베트남. 이 나라는 1986년 '도이머이(쇄신)'를 통해 개혁⋅개방의 물꼬를 튼 후 경제 발전과 산업화를 이뤄내며 2024년 7%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농경지였던 하노이 홍강 유역은 세계를 향한 수출선의 관문이 됐다. 베트남판 한강의 기적에 비견되는 '홍강의 기적'을 만들었다.
지난해 교역액 867억 달러를 기록한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은 한국의 3대 교역국이다. 1만여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제조업, 서비스, 에너지 분야에서 베트남 성장의 한 축을 맡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며 관광·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베트남 서열 1위 또 럼 당서기장이 한국을 찾았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국빈이자, 당서기장으로서는 11년 만이다. 양국 기업인 500여 명이 참석한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함께 성장하고 함께 나아가는 전략적 동반자'로서 디지털, 첨단산업, 공급망, 에너지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답보 상태였던 현지 우리 태양광·풍력 기업이 겪는 애로도 풀릴 것이다.
3박 4일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또 럼 당서기장의 귀국에 즈음해 베트남과의 협력 방향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먼저 글로벌 통상 질서가 급변하고 불확실해질수록 협력 구조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우수한 베트남 기업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도록 전기전자 분야 생산 기술 훈련과 조선업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둘째 에너지와 자원 협력 강화이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해소해야 할 베트남에 한국은 가장 믿을 만한 파트너다.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원전 등 전력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인력 양성과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희토류, 흑연 등 지속가능하고 호혜적인 자원 협력 플랫폼도 짤 예정이다.
셋째 양국 협력의 모델을 아세안, 서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확산해 글로벌 사우스와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겠다. 넷째 현지 우리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경영 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정상 외교, 공동 위원회 등을 통해 애로 해소에 힘쓸 예정이다.
시련의 여울목을 지나 기적을 만들어온 한강과 홍강은 이제 번영의 바다에서 만나야 한다. 산업의 엔진이 힘차게 돌고 에너지의 불빛이 환하게 켜지며 기술 혁신의 바람이 부는 설레는 여정을 함께 하길 기대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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