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강경파, 촛불집회에 지도부 참여 촉구…與 "대선불복·선동꾼"
민주 "촛불집회는 국민의 목소리"…국힘 "尹대통령 뭘 잘못했나"
(서울=뉴스1) 한재준 김유승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강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를 향해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을 '대선 불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20일 민주당에 따르면 '10·29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을 요구하는 의원모임' 소속의 강민정·김용민·안민석·양이원영·유정주·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전날(19일)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 대행진' 집회에 참석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특검을 주장하고 있는 이들 의원들은 촛불집회에서도 단상에 올라 정부 책임론을 주장했다. 야당 의원이 촛불집회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안 의원은 집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를 책임지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에게 공개 사과하라"며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오늘 무대에 오른 의원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촛불광장으로 나오기 전에 선도적, 자발적으로 촛불광장에 나온 용기있는 초선의원들"이라며 "오늘 이 시간 이후 저희들과 여러분들은 한배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고장난 열차는 폐기해야 하고, 우리가 멈추게 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반성하라. 인간사냥을 멈춰라. 반성하지도 않고 멈추지도 않을 것이면 이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오지도 않을 것이면 퇴진하라"고 외쳤다.
이들 의원은 당 지도부에 촛불집회 참여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촛불 광장에 민주당이 나오지 못하게 하는 보수의 프레임은 촛불 광장과 민주당이 결합하는 것을 두려워하니 그런 것"이라며 "우리가 '착한아이' 프레임에 갇혔다. 과감하게 이 담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도부와 면담을 하자고 해서 광장의 분위기와 목소리를 전달하고, 당이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는 설득을 하자는 얘기를 했다"며 "일단 이재명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강경파 의원들의 움직임에 민주당 지도부는 당 차원의 참여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촛불집회에는 힘을 싣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어제 20만명이 함께한 세종대로 촛불집회는 10·29 참사의 진상 규명과 민생 위기 극복의 해법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였다"며 "윤 대통령은 정부를 비판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불편합니까. 그렇다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일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윤석열 정부가 뭐 하자는 정부인지 모른다"며 "전 정부 탓, 야당 탓으로 일관한 것 말고 지난 6개월간 윤 정부가 국민에게 보여준 미래 비전이 있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야당 의원의 촛불집회 참여를 '대선 불복'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한다. 자신들을 인질 삼아 사지(死地)를 탈출하려는 이재명을 구하겠다는 비이성적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바란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취임 6개월된 대통령에게 탄핵, 퇴진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이건 대선 불복"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게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 "이태원 참사 역시 그들의 눈에는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그저 좋은 또 하나의 좋은 소재로밖에 보이지 않는 듯하다"며 "국회의원 신분을 망각하고 좌파시민단체와 호흡하며 주말마다 선전, 선동으로 사회적 혼란을 유도하는 국회의원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가 아니다. 그저 선동꾼"이라고 직격했다.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광우병과 세월호로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고 체제 전복을 시도하던 세력들이 이젠 이태원을 앞세워 또다시 꿈틀거리며 악의적 선동질에 나섰다"라고 날을 세웠다.
권성동 의원은 "죽음마저 정파적 이익으로 계산하는 죽음의 환전상(換錢商), 유가족의 슬픔을 당파투쟁의 분노로 바꿔보려는 감정사기꾼, 거짓 애도를 하며 죽음까지 독점하려는 정치무당이 바로 이들의 민낯"이라고 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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