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김건희 특검법’ 반대→찬성…“국민의힘 이탈표 있을 것”

도이치모터스 ‘전주’ 2심 유죄 선고 영향으로 입장 선회
“찬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란 게 내부 판단”
“국민의힘 흔들릴 것…김 여사, 직접 사과해야”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를 앞둔 9월13일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 가운데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반대해 온 개혁신당이 특검법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전날(12일)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2심에서 '전주'(錢主) 손 모씨가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1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 개혁신당이 찬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어제 천하람 원내대표랑 좀 상의를 했는데 지금 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사실 저희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찬성,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었다"며 "(김건희 특검법은) 조금 더 지켜봐야 된다는 이유였는데 요즘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특검에 대해 우리가 찬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내부에서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김건희 특검법에 완강했던 국민의힘 내에서도 유의미한 '이탈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국민의힘은 법적인 걸 상당히 중요시 여기는 정당이기에 아마 많이 흔들리는 분들 계실 것 같다.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여사가 사과와 해명을 '직접'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허 대표는 "지금 (김 여사와 관련해) 여러 가지가 다 엮여 있기 때문에 먼저 사과하셔야 된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나왔더라도 사과와 해명을 우선 하셔야 되는 건데, 지금은 '대리사과' 위주로 하고 계신다"고 했다. 그는 "명품백 문제도 대통령이 대리사과 했고,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늘 대통령께서 메워주고 있다"며 "영부인이 사고치고 대통령이 메워주는 건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또한 최근 김 여사가 마포대교에 방문한 것에 대해선 "실수"라며 "역대 최악의 영부인 현장방문의 사진들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TPO(시간‧장소‧상황)를 맞추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광폭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 사고만 치시고 대한민국의 국격만 떨어뜨리는 사고뭉치 영부인은 추석을 앞두고 안 나타나셔도 되는 것 아닌가"라며 "본인이 공무원을 격려할 수 있는 위치나 되나. 그럴 정도의 도덕적 권위를 갖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한가위 명절 인사를 전했다고 대통령실이 13일 밝혔다. ⓒ 연합뉴스

서울고등법원은 전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방조' 혐의로 기소됐던 손 모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손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손씨가 주가 하락 방지에 도움을 준 점 등을 보면 최소한 '방조' 혐의는 인정된다"며 유죄 결정을 내렸다. 법조계에선 손씨가 김 여사와 유사한 혐의로 기소된 만큼 향후 김 여사의 기소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런 가운데 김 여사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선수단 격러 오찬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공개된 추석 인사 영상에도 한복을 입고 등장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하는 등 변함없이 공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