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문제 무시+북한 WC 개최…”FIFA 회장, 트럼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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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대해 영국 매체가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매체는 20일 "인판티노 회장은 FIFA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모래 위에 문자 그대로 그리고 은유적으로 지어진 월드컵 개막 전날, 인판티노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같은 순간을 가졌다"며 카타르 월드컵이 개최되는 과정에서 나왔던 모든 인권 문제를 무시하는 인판티노 회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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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희준]
논란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대해 영국 매체가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인판티노 회장이 거침없는 언사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카타르 노동자 인권 문제였다. 카타르는 월드컵을 위해 주변 인프라를 새로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망자가 나와 문제가 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 월드컵 관련 목숨을 잃은 노동자만 6,700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은 적반하장의 태도로 맞섰다. 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의 노동자 관련 의혹을 비판하는 유럽을 향해 “나는 유럽인들이 사람들에게 도덕적 교훈을 주려고 하기 전에, 지난 3,000년 동안 해온 일에 대해 다음 3,000년 동안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카타르를 비난하는 유럽도 인권에 있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응수했다.
심지어 북한의 월드컵 개최가 가능하다는 황당한 주장도 펼쳤다. 인판티노 회장은 “우리는 정치인이 아니라 축구인이다. 어느 나라든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원한다면…(내가) 도움이 된다면 100번도 더 갈 것이다”라며 '독재 국가' 북한의 월드컵 유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인판티노 회장은 대한민국과 북한의 여자 월드컵 공동 개최를 추진한 바 있다.
이는 ‘정치적 중립’을 무기로 ‘인권 유린’을 무시하는 처사다. FIFA는 윤리 강령(Code of Ethics)을 통해 축구에서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를 명시하고 있는데, 인판티노 회장의 언행은 FIFA 윤리 강령 14항 ‘중립의 의무’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은 FIFA 윤리 강령 22항 ‘차별과 명예훼손’에 명시된 보편적 인권의 존중에 대해 침묵할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이 점을 지적했다. 매체는 20일 “인판티노 회장은 FIFA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모래 위에 문자 그대로 그리고 은유적으로 지어진 월드컵 개막 전날, 인판티노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같은 순간을 가졌다”며 카타르 월드컵이 개최되는 과정에서 나왔던 모든 인권 문제를 무시하는 인판티노 회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인판티노 회장의 행동이 ‘3선’을 염두에 뒀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 진행될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유럽보다는 아프리카와 남미 쪽의 지지를 얻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인판티노 회장은 유럽을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과 분열시키는 방법으로 통치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백인 남성과 다른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방법으로 대통령이 됐던 트럼프에 인판티노 회장을 빗댄 이유이기도 하다.
김희준 기자 juny66@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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