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요리 트렌드 속 미식의 세계로 안내해 줄 책 추천 3

가을이다. 거리를 색색으로 물들이는 단풍과 밤을 환히 비추는 보름달의 넉넉함, 그리고 다채로운 제철 재료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풍성한 식탁. 이 계절이 오면 자연스레 새로운 요리법과 특별한 음식을 찾게 된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세 권의 책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고 일상에 맛있는 즐거움을 더해준다.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해산물 셰프 다섯 명의 요리에 관한 정수를 담은 <해산물 가스트로노미>는 창의적 해산물 요리 레시피 87가지를 소개한다. 프렌치, 이탤리언, 스패니시 등 다양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각 셰프의 독창성과 계절감을 반영한 요리로 구성한 것이 특징. 다카히로 이노우에 셰프는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로컬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며, 히로키 요시타케 셰프는 직관적으로 맛보고 즐기면서 복잡하지 않지만 깊이 있는 맛을 추구한다. 가즈히로 이노우에 셰프는 자연을 테마로 해산물의 생명력을 접시 위에 구현하며, 가오루 아이하라 셰프는 숙성을 통해 프렌치 요리의 재료로서 해산물의 가능성을 넓힌다. 마지막으로 세이이치 혼다 셰프는 해산물의 진가를 살리는 가열 방법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해산물 요리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각 셰프가 제안하는 창의적 해산물 요리는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식탁에 색다른 재미와 풍미를 더해줄 것이다.1983년 설립한 뉴욕의 식음료 전문 서점 ‘키친 아트 앤 레터스(Kitchen Arts & Letters)’ 운영자이자 요리와 관련한 깊이 있는 지식을 배경으로 다양한 음식을 소개해온 나흐 왁스만의 <요리를 한다는 것>은 요리하는 삶의 도전과 기쁨, 슬픔과 고뇌, 지혜와 영감을 담은 글로 가득하다. 이 책은 요리가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인생의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하는 패트릭 오코넬, 요리에서의 혁신과 실험을 통해 요리가 개인의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대니얼 패터슨 등 세계적 셰프를 포함한 110여 명의 개인적 이야기와 요리 철학을 담아냈다. 저자는 각 셰프의 요리 세계에서 얻은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요리 과정에서 발견되는 인생의 교훈과 감동적 순간을 공유한다. 요리가 단순한 음식 준비를 넘어 개인의 감정과 경험을 표현하는 중요한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세라 백스터의 <미식이 좋다 여행이 좋다>는 세계적 미식 도시를 여행하며 전통 요리와 음식 문화를 탐험하는 여정이 담겨 있다. 영국 노퍽에서 자란 저자는 아시아를 비롯해 호주, 벨기에, 페루, 포르투갈, 미국 등지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각국의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미식 도시 스물다섯 곳을 소개한다. 특히 각 도시의 전통 요리, 맛집, 길거리 음식, 간식과 패스트푸드까지 다양하게 다루는데 미국 뉴욕에서는 다문화가 어우러진 음식 문화와 함께 델리 샌드위치의 역사적 배경을 소개한다. 포르투갈에서는 바칼라우(bacalhau, 대구 크로켓) 같은 전통 음식을 통해 그 나라의 해양 역사와 식문화를 설명하며 음식의 배경과 역사적·지리적·사회적 맥락까지 함께 짚어내 흥미를 더한다. 각 도시의 음식과 그 지역의 독특한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담아낸 삽화 또한 마치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새로운 맛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 생생한 느낌을 전한다.



에디터 이정윤(juli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