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가 참여하는 '보험비교플랫폼'이 다음 주 출범을 앞두고 있다. 핀테크업계가 자동차보험 가입 시 3%대 플랫폼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상품을 제공하는 보험업계는 점유율에 따라 온도차가 있다.
자동차보험 점유율 하위사는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플랫폼 수수료를 자동차보험료에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지는 반면 대형사는 수수료를 적용해 보험료를 산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범 직전까지 플랫폼 수수료가 미지수화하면서 기존에 보험사를 직접 통해 상품을 가입할 때보다 오히려 보험료가 더 비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보험업계 및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핀크, 쿠콘, 해빗팩토리 등 7개사는 오는 19일부터 보험비교 추천서비스(보험 비교 플랫폼)에 자동차보험 상품의 판매를 중개한다. 헥토데이터와 SK플래닛도 내달 자동차보험을 비교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상품을 제공하기까지 4일이 남았지만 상품을 제공하는 보험사의 경우 수수료율을 두고 온도차가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 상위 4개사의 경우 플랫폼에 적용될 수수료를 반영해 자동차보험료를 산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점유율 확대가 필요한 중소형사의 경우 자동차보험료에 플랫폼 수수료를 적용하지 않고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대형사들의 '플랫폼 수수료 반영' 논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반영 여부는 안갯속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주말 보험비교·추천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서비스 시연 및 준비 현황 점검을 위한 회의에서 플랫폼에 적용될 보험요율에 대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플랫폼에 적용될 보험요율은 보험사가 판매채널로 운영 중인 설계사, 비대면채널(CM), 텔레마케팅(TM)에 적용되는 3요율 외에 PM(플랫폼마케팅) 요율을 별도 책정하는 방법으로, 4요율으로 일컫는다. 점유율 상위사가 PM요율을 별도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대형 4개사(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가 수입보험료 85%를 차지하는 과점체제다. 즉 대형 4개사의 경우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중소형사는 확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 2021년부터 자동차보험 손해율(걷어들인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의 비율)이 안정화되면서 이익이 나는 상품이 됐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부과하는 수수료를 보험료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중소형사와 플랫폼 전용 요율을 개발해야 한다는 대형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다만 자동차보험의 시장 점유율이 대형사에 쏠려 있기 때문에 플랫폼과 같은 요율을 적용할 경우 다이렉트채널(자사 채널)을 통한 유입이 줄어들 수 있어 대형사도 위기감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PM 채널의 경우 당초 4%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려고 했지만 금융당국이 소비자에게 전가를 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이보다 인하한 수수료를 책정했다"면서 "대형사는 다이렉트 채널을 통한 가입이 압도적인 만큼 플랫폼에 영향력을 뺏기지 않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