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넘쳐도, ‘출산 줄고 떠나는’ 제주 사람들만 늘어.. 이래서야 ‘살기 좋은 곳’ 될 수 있을까?”
아이 울음소리 줄고.. ‘순유출’ 증가세
주거비 비롯 취업 여건 등 정착 ‘한계’
지난 8월, 전국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000명 이상 증가하며 출산율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는 조용한 모습입니다. 전국이 아이 울음소리로 채워지는 가운데, 제주는 여전히 출생아 감소와 인구 유출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무엇이 아이 낳기를 주저하게 만들고, 또 무엇이 사람들을 떠나게 했을까?
‘아름다운 관광지’에서 ‘살기 좋은 곳’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전국적 출산 증가.. “더 늘어날까?” 기대감까지
24일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8월 전국 출생아수는 2만 98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124명(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8월 기준 2021년 2,095명 늘어난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미뤄지거나 취소했던 결혼이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집중되면서 출생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 1~8월 누적 출생아 수는 15만 8,01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전히 전년 대비 출생아 수가 적다고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누적 출생아 감소 폭은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1~11월 -8.0%이던 출생아 감소 폭이 1~12월 -7.7%로 줄고 지난 1월(-7.7%), 1~3월(-6.2%), 1~5월(-2.9%), 1~7월(-1.2%) 등 지속 낙폭을 좁혔습니다.
9월 누적 출생아 수가 처음 플러스로 전환되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부분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누계 출생아 수 월별추이는 2016년 1월(-6.0%)부터 8년 8개월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통계청은 이런 흐름이라면 다음 달 전년 동기 대비 누계 기준이 플러스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혼인 증가와 함께 출산율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실제 결혼 건수는 지속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8월 전국 혼인 건수는 1만 7,52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 증가했습니다. 전년 대비 혼인 증가율은 올 4월(24.6%)부터 이어져 1~8월 누적 혼인 건수는 14만 6,403건으로 전년보다 12.2% 늘었습니다. 누적 기준 2022년 12월(-0.4%) 이후 계속 증가세로, 시도별 혼인 건수는 전년에 비해 경남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증가했습니다.
■ 긍정적 흐름 불구, 제주는 ‘예외’ 왜?
이같은 출생아 수 회복과 혼인 증가 등 긍정적인 양상 속에서도 제주는 예외였습니다.
8월 제주 지역 출생아 수는 2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적으로 출생아 수가 증가한 서울, 경기 등과 달리, 제주는 부산, 강원과 함께 감소세를 보인 4개 지역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8월 제주 지역 출생아 수(240명)는 지난해 8월(272명)보다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경기 등 13개 광역지자체에서 출생아 수가 증가했지만, 제주는 감소세를 보인 부산, 강원을 포함한 4개 지역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제주의 인구소멸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하는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 순유출 계속.. 청년층 기회 부족 등 ‘이탈’ 가속
더구나 9월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서는 제주가 순유출 820명을 기록해 순이동률 –0.5%로 집계됐습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인구 이탈이 계속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0.2%)보다도 유출 수치가 높아, 단순히 출산율 감소뿐만 아니라 제주의 경제적·사회적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국적인 혼인 증가와 출산율 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도 제주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 이유로는 높은 주거비와 일자리 부족, 특히 청년층의 기회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한 달 살이’와 같은 단기 체류는 인기지만, 실제로 제주에 정착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낭만 뒤에 가려진 막대한 생활비 부담과 제한적인 일자리 등이 주 이유로, 특히 관광서비스업에 의존하는 제주 경제 구조는 젊은 세대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 “청년층 유입·정착 위해, 현실적 대안 필요”
관련해 일각에선 제주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청년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주거 지원부터 청년층 맞춤형 일자리와 창업 지원 등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결혼과 출산을 고려하는 젊은 세대들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청년층은 물론 제주에 정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다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제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위기를 벗어나려면 새로운 정책적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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