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의 오디세이] 왕년의 명콤비 '박상이상' 아세요?…박상준-이상준,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서 찰떡 호흡
-1990년 중후반, 2000년대 초반 탁구 국가대표 활약
-유남규-추교성, 김택수-강희찬 등과 경쟁했던 그들
-엘리트 지도자와 생활체육 현장으로, 사뭇 다른 길

"처음에는 선수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려 나왔는데, 이왕 나왔으니 열심히 해서 우승해야죠."
지난 5일 개막돼 열기를 더해 가고 있는 'XIOM 2026 강릉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ITTF 월드 마스터즈 챔피언십). 10일 오후 선수들의 훈련장인 강릉 아레나에서는, 과거 탁구 국가대표였던 명콤비로 52살 동갑내기인 박상준-이상준이 몸을 풀며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50~54세부 남자복식에 출전해 예선리그 3전 전승을 거뒀고 11일 시작되는 본선 토너먼트 64강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박상준과 이상준은 한국 탁구계에서 어떤 존재였을까요?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제일합섬 남자탁구단(현재는 삼성생명 남자탁구단) 소속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박상이상'으로 불리며 한국 탁구 남자복식조로 유남규-추교성, 김택수-강희찬 등과 경쟁했던 콤비입니다.
왼손 펜홀더 전형의 박상준과 오른손 펜홀더 전형의 이상준은 환상의 좌우쌍포를 이루며 당시 실업 무대에서 이름을 떨쳤습니다. 2001년 종별선수권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해 화려한 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실업 선수 초년병 시절엔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컵에서, 장차 남자단식 세계 최강이 될 중국의 공링후이와 각각 한번씩 맞붙어 통쾌한 승리를 거둘 정도로 실력자들이었습니다.
1995년 톈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는 유남규, 김택수, 이철승, 추교성, 강희찬 등과 함께 남자대표팀 멤버였는데, 당시 남자팀은 4강전에서 중국에 졌으나 값진 동메달을 따낸 바 있습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 앞에서 출전기회는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중국팀에서는 나란히 공링후이를 한번씩 꺾은 바 있던 '박상이상'이 왜 5단식으로 승부를 가리는 남자단체전 4강전에서 출전하지 않았는지 의아해했다고 합니다. 당시 중국은 마웬거, 왕타오, 류궈량, 공링후이 등 황금 멤버로 짜여 있었습니다.
선수 은퇴 뒤 박상준은 오랜 기간 한국마사회 여자팀 코치로 현정화 총감독을 보좌해오는 등 엘리트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고, 현재는 여자팀 감독으로 승격해 선수 육성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상준은 선수 은퇴 뒤 옛 KT&G 코치 등 지도자 생활을 하다가 2019년을 전후해 생활체육 지도자이자 선수로 활동하는 등 사뭇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대회 출전은 대회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정화 총감독이 이들을 비롯해, 박미영, 김경아 등 국가대표 출신들의 출전을 독려하면서 이뤄지게 됐다고 합니다.
"강릉에서 복식경기 한번 해보자고 박상준이 먼저 전화해서 흔쾌히 수락했어요."
일주일에 동호인 50명을 가르치며, 매주 1만개의 '쇼트를 대주는'(공을 받아준다는 의미) 치열한 삶을 살아왔던 이상준 레슨코치의 설명입니다.
"생활체육대회라 특히 저한테 동호인들의 관심이 많아요. 제가 엘리트 출신으로 동호인 대회에서 뛰고 있기 때문인데, 어제 오늘 여러분들이 응원 와 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상이상 조는 이번 예선에서 폴란드, 몽골, 독일 조를 연파하며 아직도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줬습니다. 이상준 코치는 단식에도 출전해 예선을 통과해 본선 토너먼트(128강)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상준 코치는 "단식의 경우 10일 하루에만 128강전부터 5게임을 소화해야 하는 스케줄이라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다"면서도, 옛 친구와 함께 뛰는 복식 무대만큼은 힘든 줄 모르겠다며 웃어 보였습니다.
왼손 펜홀더였던 박상준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왼손 셰이크핸드 전형으로 바꿨고, 이번 대회에서 특유의 날카로운 서비스 능력을 뽐냈습니다. 특히 둘은 위력적인 좌우 쌍포로 왕년의 '박상이상 포메이션'을 그대로 재현해냈다는 찬사를 들었습니다.
무려 25년여 만에 다시 선수로 호흡을 맞추게 된 명콤비. 이들은 과연 전세계 레전드들과 동호인 고수들이 출전한 세계 생활체육 탁구 무대에서 우승 감격을 맛볼 수 있을까요?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 테니스코리아 쇼핑몰 바로가기
▶ 테니스 기술 단행본 3권 세트 특가 구매
Copyright © 테니스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