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일 '자사주 분수령'…고려아연 분쟁 수싸움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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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자사주 매입 여부와 관련한 분수령 단계에 접어들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MBK·영풍의 공세에 대항할 카드가 하나 더 생길지 여부가 결정된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기간인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요청에 대한 법원 판단 시점이 임박한 것이다.
경영권 분쟁 시작단계부터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가능 여부는 양측의 최대 변수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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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자사주 매입 여부와 관련한 분수령 단계에 접어들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MBK·영풍의 공세에 대항할 카드가 하나 더 생길지 여부가 결정된다. 양측 치열한 '쩐의 전쟁'의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30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MBK·영풍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이르면 이날 나올 전망이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기간인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요청에 대한 법원 판단 시점이 임박한 것이다. MBK·영풍과 고려아연 양측 모두 늦어도 다음 달 2일까지는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고있다.
경영권 분쟁 시작단계부터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가능 여부는 양측의 최대 변수 중 하나였다. 방어를 하는 최 회장 입장에선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은 대항 공개매수보다 실질적인 방어 수단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측이 금융권 등 우군의 힘을 빌어 직접 지분을 사들이는 대항공개매수의 경우 외부 조달 자금 규모에 따라 MBK·영풍 공세 방어에 성공하더라도 경영권을 우군과 나눠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MBK·영풍 입장에서도 최 회장측이 이처럼 카드를 하나 더 쥐는 상황은 막아야 했다. MBK·영풍이 공개매수 선언 단계부터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이유다.
분쟁의 분수령이 될 시점이 임박했지만 양측은 그동안 사안마다 입장문을 통해 날선 여론전을 펼친 것과 달리, 공개 대응을 자제하는 양상이다. 금융당국이 양측의 지나친 공개적 공방이 시장질서를 흔들 수 있단 신호를 보내자 수면위 여론전 국면은 사실상 마무리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7일 "경쟁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는 만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양측 모두 당국의 당부사항에 동의하고 유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양측은 물밑에서 자사주 매입 사안에 대한 각자의 주장을 최대한 알리며 법원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결국 이익을 보는건 고려아연 주주"라며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주주환원 활동의 일환이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은 배임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단 법원 판단이 나오면 이사회를 통해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리고 대응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이 최근 기업어음(CP)을 발행해 4000억원을 확보하기로 한 것 역시 자사주 매입을 가정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있다.
반면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배임이라고 주장한다. MBK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 현재 공개매수가격 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을 할 수 밖에 없다"며 "공개매수가 끝난 후 고려아연 주가가 떨어지면 이렇게 높은 가격에 산 자사주의 가치 역시 쪼그라들어 회사 자산이 타격을 받게되고 이것이 바로 배임"이라고 말했다. 영풍 관계자는 "(고려아연)이사회에서 자사주 관련 사안을 결의하면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결의에 찬성하는 이사들도 배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법원의 판단이 어떤 식으로든 나오면 양측 분쟁과 관련한 수싸움은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 달 4일을 앞두고 최고조로 치솟는다. 고려아연이 4일까지 대항 공개매수 여부에 관한 결정을 내리면 공개매수 기간은 결정 시점에서 추가로 20일이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결정의 과정까지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 카드까지 쥐고있느냐, 아니냐가 변수가 되는 셈이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관련 결정에 맞춰 또 다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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