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엔의 적' 독일, '유엔 대주주' 러시아를 꾸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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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유엔 총회에서 77년 전인 1945년 발효한 '유엔 헌장' 책자를 들어 보이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정작 유엔이 만들어지고 그 헌장이 채택될 당시엔 유엔 회원국은커녕 '유엔의 적'으로 취급된 독일조차 헌장을 준수하는데, 유엔 창설 및 헌장 채택을 주도한 것은 물론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의 일원으로 침략전쟁을 막아야 할 러시아가 되레 헌장을 어기고 불법을 저지르는 기막힌 현실을 지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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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만든 규칙을 유엔 창설 회원국이 위반"
'우크라가 이길 때까지 무기 지원' 방침 공식화
유엔은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당시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추축국과 싸운 나라들을 중심으로 창설을 논의하다가 종전 후인 1945년 10월 공식 출범했다. 전쟁 당시 연합국을 형성했던 미국, 영국, 소련(현 러시아), 중국, 그리고 프랑스 5대 강대국에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맡겨 국제분쟁을 해결하고 평화를 유지하도록 한 점이 핵심이다. 유엔 체제 아래에서 남의 나라 영토를 빼앗기 위한 침략전쟁은 ‘범죄’로 여겨지며,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을 주축으로 연합군을 결성해 이를 격퇴해야 한다.
원래 유엔의 성격이 이렇다 보니 지금도 유엔 헌장엔 ‘적국’(enemy state)이란 표현이 남아 있다. 2차대전 당시 연합국의 적이었던 독일, 일본 등을 지칭한다. 헌장 채택 후 70여년이 지나고 그 사이 독일과 일본도 유엔 회원국이 되었지만 그대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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