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야마모토가 있다? 2017 1차지명자의 변신…3G 무실점, 美유학 효과 2025년에 확인

김진성 기자 2024. 9. 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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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유승철이 8회초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광주=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마모토 요시노부(26, LA 다저스)가 KIA 타이거즈에 떴다?

KIA는 지난 6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트레드 애슬레틱 베이스볼센터에 유승철, 김기훈, 김현수, 김민재, 조대현 등 5명의 투수를 약 1개월 일정으로 유학을 보냈다. 작년 겨울 워싱턴주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주축 투수들을 1개월 일정으로 보낸 뒤 2탄 격이었다.

2024년 9월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유승철이 8회초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광주=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트레드 애슬레틱에 다녀온 투수는 전부 아직 1군에서 빛을 보지 못한 유망주들이다. 이들 중 2017년 1차 지명자 유승철(26)은 어느덧 20대 중반에서 후반을 바라보는 시기에 이르렀다. 군 복무도 마쳤지만, 여전히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다.

유승철은 투구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원인은 커맨드와 제구다. 1군 통산 69경기, 76⅓이닝 동안 61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즌 도중 미국 유학을 통해 투구 폼을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투구판을 밟고 투구 동작에 들어갈 때 하체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마치 양 다리가 미끄러지듯 ‘스르륵’하고 투구로 이어지는 폼이다. 일본 최고의 투수이자,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달러에 계약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폼과 거의 비슷하다. 상당히 참고했다고 보면 된다.

요즘 대부분 팀은 투수든 타자든 프로에 올라온 선수의 폼을 쉽게 건드리지 않는다. 결국 그 폼으로 프로에 진출할 정도라면 기본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고유의 폼을 강제로 바꿔서 성공한 사례보다 실패한 사례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KIA가 유승철의 투구 폼 변경을 용인한 건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기 때문이다. 유승철은 올 시즌에도 1군에 진입하지 못한 채 5경기서 평균자책점 5.40이다. 4월24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2실점했고, 4월27일 LG 트윈스전서는 2이닝 동안 4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1실점했다.

그러자 더 이상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미 불펜 필승조가 확고하게 구축된 상황서 전혀 매력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19경기서 1승7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부진했다. 시즌 중 미국 유학, 투구폼 변경이라는 극단적인 케이스가 나온 배경이다.

트레드 애슬레틱에서 완전히 폼을 바꾸고 돌아와 3경기에 나갔다. 일단 효과가 보인다. 3경기서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이다. 아직 표본이 적지만, 피안타와 볼넷이 확연히 줄었다. 지난 2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는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했다.

이 경기를 중계한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유승철이 투구준비 자세부터 야마모토와 흡사하다고 했다. 투구밸런스가 좋아졌고, 포심 스피드와 제구 모두 향상됐다고 호평했다. 일단 바꾼 자세가 본인에게 잘 맞는 건 분명해 보인다.

2024년 9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유승철이 7회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새로운 폼과 확연한 차이가 난다./마이데일리

그러나 분명한 건 바꾼 폼이 일반적인 그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야마모토의 경우 오랫동안 해당 폼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유승철도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 겨울에 좀 더 확실하게 자신의 폼으로 만들면 2025시즌에 제대로 승부를 던질 발판이 마련될 전망이다. 타자들이 유승철의 변화를 확실하게 파악할 정도로 표본이 쌓여야 진짜 경쟁력을 알 수 있다. 올 시즌 막판의 성과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로 삼으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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