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연예인보다 자숙 안 해" 김경율 "공무원 지시 모습 과해"

김건희 여사의 마포대교 공개 시찰 논란...유인태 "'김건희 대통령' 언급에 장단?" 유승민 "사과 없이 공개 행보? 민심 알아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9월 10일 김건희 여사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119특수구조단 뚝섬수난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각각 방문해 생명 구조의 최일선에 있는 현장 근무자를 격려한 모습. 사진=대통령실

김건희 여사의 마포대교 공개 시찰을 두고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김 여사가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때 연예인만큼도 자숙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권 내에서도 “공무원에 지시하는 모습은 과하다”(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 “본인이 진솔한 사과도 없었다, 대통령 부부가 민심을 알아줬으면 �G겠다”(유승민 전 의원)는 쓴소리가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돌아오라고 하는 의료계는 돌아오지 않고,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김건희 여사만 돌아오고 있다”며 “연예인만큼도 자숙하지 않는 김건희 여사의 태도에 이게 과연 맞는 거냐는 얘기가 절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천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가 김여정 부부장 흉내내면서 현장 시찰 다닐 때가 아니라 국민 앞에 진솔하고 겸손하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될 때”라며 “용서를 빌 정도의 염치도 없다면 최소한 자숙하고 잠행하시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밝혔다. 또 영부인을 국민이 선출한 적 없다는 점을 들어 “본인이 공무원을 격려할 수 있는 위치나 되느냐. 그럴 정도의 도덕적 권위를 갖고 있느냐. 그럴 자격 없다”고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의 공개행보를 두고 연예인만큼도 자숙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개혁신당 영상 갈무리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김 여사의 현장점검을 두고 “수심위에서 디올백 사건 무죄(불기소 권고)를 받을 수 있었던 건 본인이 공직이 아니어서 의사 결정 경로에서 직접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될 여지가 없었다는 건데, 그런 측면을 거울삼아 본다면 (김 여사가) 조금 과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김건희 여사가 문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같은 행보들이 국민들 시각에 어떻게 비쳤을지 스스로(도 그렇고), 용산 대통령실에서(도) 제2부속실 등을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갖추어서 여사의 행동 거지와 행보들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12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의 마포대교 시찰에서 공무원들에 지시하는 모습을 두고 의사결정에 있지 않은 김 여사가 그렇게 하는 건 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채널A 정치시그널 영상갈무리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발 좀 가만히 계시면 좀 안 되나”라며 “지금 국민들이 본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두려움이 약간이라도 있다면 처신하는데 조심을 좀 해주면 안 되냐라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디올백 사건 영상을 온 국민이 다 봤는데, 받은 당사자인 김 여사 본인이 한 번도 국민 앞에 나와서 정말 진솔한 자세로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공직자의 부인으로서 '정말 잘못된 처신이다'라고 진심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며 “상식적으로 민심이 어떤지 대통령 내외분들이 정확히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쓴소리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같은 방송에 나와 “박지원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이라는 호칭을 해 주니까 그 장단 맞춰주려고 한 행보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의 마포대교 현장 시찰을 두고 디올백 수수에 그동한 진솔한 사과 한번 없던 김 여사가 공개행보에 나섰다며 대통령 부부가 민심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쓴소리하고 있다. 사진=CBS 뉴스쇼 영상 갈무리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1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김건희 여사가 마포대교 일대를 찾은 현장에서 '경청' '개선' '조치' 같은 단어를 쓰는 모습은 마치 자신을 통치자로 여기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용산의 V1 V2가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며 “말하는 사람마다 V1이 누구인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들과 보도를 보니 V1이 누구인지 분명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실제로 김 여사는 이 정권에 있어 성역 중의 성역으로 존재해왔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은 물론이고 검찰도 김 여사 지키기에 더 열중한다”고 우려했다. 박 원내대표는 “하루하루 초대형 범죄 의혹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김건희라는 이름 석자는 불공정과 국정농단의 대명사가 되었다”며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이라는 국민의 분노가 폭발 일보직전이다. '김건희 특검'은 윤석열 정권 들어 실종된 공정과 상식 정의를 회복하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11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여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도 헤아리고 고생하시는 분들 이야기도 들어 보는 것을 정치적으로 나쁘게 해석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민주당이 씌워놓은 프레임이 굉장히 강하다. 윤석열 정부의 가장 약한 고리로 김건희 여사를 생각하고 있고. 그 이미지들을 강화시켜놨다. 이런 정도의 행보까지 정치적 의미를 담아서 부정적 이미지를 씌우려고 하는 것은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정 대변인은 “우리당도 김정숙 여사의 행보를 비판한 적은 있지만 이런 비정치적 행보에 그렇게 비난 강도를 높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