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아반떼 N은 국산 펀카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모델로 평가된다. 화끈한 출력은 물론, TCR과 WRC 등 국제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갈고 닦은 각종 전용 사양, 고성능 특화 콘텐츠 등을 적용했다는 점이 특별함을 더한다. 여기에 비슷한 성능의 해외 브랜드 차량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가격 역시 성공에 한몫했다.
아반떼 N이 특별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현재 내수 시장에서 판매 중인 국산차 승용 모델 중 유일하게 수동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향후 출시될 풀체인지 신차부터는 DCT 단일 사양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거론돼 아쉬움의 반응이 몰린다. 현대차 관계자가 이를 직접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의 충격 발언

최근 모터원, 카매거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로렌스 존슨 현대차 독일 유럽 기술 센터 관리 이사는 "더 이상 수동 변속기를 원하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다소 극단적인 발언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수동 변속기의 인기 저하는 국내에서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작년 판매된 아반떼 N 중 수동 변속기 사양은 30%에 불과했다. 유럽 역시 자동 변속기 차량의 판매 비율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핸드 레버식 주차 브레이크, 아날로그 계기판 역시 40세 미만 소비층에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으며, 고령 운전자들만이 해당 사양을 선호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에는 페라리 역시 "수동 변속기를 원한다면 중고차를 사라"며 못 박은 바 있다. 결국 수동 변속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멸종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수동 변속기가 개발비 낭비

운전 재미가 생명인 펀카에서마저 수동 변속기가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고도로 복잡해진 주행 보조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긴급 자동 제동 등의 주행 보조 기능들은 자동 변속기를 기준으로 개발되고 있다. 수동 변속기 맞춤형 설계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매니악한 사양인 만큼 불필요한 개발비를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갈수록 강화하는 배출가스 규제도 수동 변속기에 불리하다. 한때는 수동 변속기 차량의 연비가 동급 자동 변속기 사양 대비 높았지만, 다단화 기술과 동력 전달 효율 개선으로 자동 변속기가 역전한 지 오래다. 변속 속도, 이에 따른 가속 성능 역시 DCT를 비롯한 자동 변속기가 우위에 있는 만큼 수동 변속기는 이제 감성만 남은 존재가 됐다.
이번 신차의 결정적인 단서

아울러, 최근 포착된 아반떼 풀체인지(CN8) 프로토타입 역시 수동변속기 사양 단종을 암시한다. 해당 차량을 통해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셀렉터 탑재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기존의 플로터 타입 기계식 변속 셀렉터는 수동 변속기 레버와 동일한 위치에 있는 만큼 최소한의 설계 변경으로 두 사양 모두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차세대 아반떼는 스티어링 컬럼으로 변속 셀렉터가 이동한 이상 센터 콘솔은 수납공간 위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이번 신차는 벤츠의 방식과 유사하게 와이퍼 제어부가 좌측 방향지시등 레버에 통합되는 변화가 확인됐다. 수동 변속기 사양을 함께 생각하려면 상당한 폭의 설계 변경이 필요한데, 현대차가 소수의 매니아들을 위해 이 같은 번거로움을 감내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