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열풍에도 '서버 제조사' 델이 잘나가는 이유

델 테크놀로지스가 22일 선보인 4세대 AMD 에픽 기반 파워엣지 신제품. (이미지=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글로벌 서버 전문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이하 델)가 클라우드 열풍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감이 강한 것은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서비스를 구축할 때에는 여전히 강력한 사양의 서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델은 전통적인 온프레미스 방식에서 IBM·HPE·넷앱 등과 함께 서버 시장을 주도했다. 온프레미스란 서버나 스토리지 등의 주요 IT 인프라를 사내 전산실이나 자체 데이터센터에 구축하는 형태를 말한다. 기업들의 전형적인 IT 인프라 구축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외부의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이 갖춰놓은 IT 인프라를 빌려 쓰는 클라우드 열풍이 불면서 기존 온프레미스 방식의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이는 서버 제조사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기업들이 더 이상 서버를 구매하지 않고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의 CSP들이 갖춰놓은 인프라를 사용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속에서도 델은 여전히 건재하다. 델은 올해 3분기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에서만 52억 달러(약 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수치다. 여덟분기 연속 성장세다. 한국 서버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여전하다. 김성준 한국 델 부사장은 지난 22일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파워엣지 서버 신제품 출시 미디어 브리핑'에서 "델은 한국 서버 시장에서도 평균적으로 34%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은 기업들의 다양한 클라우드 이용 형태 속에서 각각의 경우에 적합한 장비를 제안하고 있다. 기업들은 외부 CSP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함께 온프레미스나 프라이빗 클라우드(자체 데이터센터에 외부 사업자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리를 맡기는 방식)를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민감하고 중요도가 높은 업무 데이터는 온프레미스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때 델은 해당 기업의 상황에 맞는 장비를 제안할 수 있다.

또 ERP(전사적자원관리)·인사·재무 등 전통적인 업무 외에 인공지능(AI)·머신러닝(ML)·HPC(고성능 컴퓨팅)·데이터 분석 등이 기업들의 필수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특히 기업들이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며 AI에게 학습까지 시키려면 고성능의 IT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델이 이날 총 7종의 고성능 서버 신제품들을 공개한 이유다.

이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전 산업군의 모든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지만 특히 GPU(그래픽처리장치) 특화 제품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AI의 학습 및 고도화에 활용해야 하는 기업들이 대상이다. AI에게 빅데이터를 학습시키려면 고성능의 IT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를 클라우드 상에서 해결하려면 비용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AI 고도화에 힘을 쏟는 기업들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고성능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AI의 학습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들은 곧 델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초거대 AI를 준비 중인 LG·KT·네이버 등이 거론된다.

김성준 한국 델 부사장이 이달 22일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파워엣지 서버 신제품 출시 미디어 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델은 서버와 스토리지 등 전통적으로 기업들에게 판매했던 장비들을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전략도 병행할 계획이다. 델이 서버나 스토리지를 기업의 자체 데이터센터에 설치하고 운영까지 해주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초기 비용 부담을 덜고 사용한만큼의 비용만 내면 된다. 양원석 한국 델 전무는 이날 브리핑에서 "델의 관리형 구독 서비스 에이펙스를 통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 같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먼저 발표됐으며 향후 한국에서도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델은 이날 HPC 및 AI 특화 서버(이하 파워엣지 시리즈) △XE9680 △XE9640 △XE8640과 4세대 AMD 에픽 프로세서를 탑재한 △R7625 △R7615 △ R6625 △R6615 등 7종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