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美 육군을 뚫었다”…3700억 첫 수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차륜형 K9 자주포가 세계 최대 무기시장 미국의 문턱을 넘었다. 완성된 종합 무기체계로는 첫 대미 수출이다.

우리 손으로 만든 무기체계가 방위산업 최강국으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육군과 차륜형 K9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3700억원대로, 완성된 종합 무기체계가 미국에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란드와 페루 등으로 무기를 수출해 온 K-방산이 최대 격전지 미국까지 뚫어낸 셈이다.

“100년 포병 강국들과 겨뤄 이겼다”

이번 사업에서 K9은 100년 넘게 포병 무기를 만들어 온 독일 라인메탈, 인공지능(AI)으로 주목받는 미국 안두릴 등 쟁쟁한 기업들과 맞붙었다. 업계에 따르면 K9은 평가 항목의 절반 이상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 발사 속도와 발사량, 포탄 적재 능력 등에서 경쟁 기종을 앞섰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이자 가장 까다로운 미국 시장에서 성능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전 경험 대신 러·우 전쟁을 담았다”

미국에 진출한 K9은 궤도형이 아닌 차륜형으로, 우리 군이 채택해 실전 검증을 거친 모델은 아니다. 그럼에도 좋은 평가를 받은 배경에는 달라진 전장 환경을 연구개발 단계부터 반영한 전략이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드론이 활약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반영해 미군의 요구에 맞춰 개발을 새로 진행했다. 포를 쏜 뒤 적의 자폭 드론이 도달하기 전에 신속히 자리를 옮기는 등 생존성을 높이는 개념이 적용됐다.

“폴란드·페루 이어 미국까지 넓어진 지도”

K-방산은 이미 폴란드에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수출하며 유럽 시장을 개척했고, 페루에는 함정을 수출하며 남미까지 발을 넓혔다. 여기에 방산 종주국 미국 시장 진입이 더해지면서 수출 지도는 한층 넓어졌다. 다만 한화는 최근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서 입찰을 포기하는 등 모든 도전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K9 계약은 완성 무기체계의 첫 대미 수출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이번 계약은 K-방산이 가격을 넘어 성능으로 최강 시장을 설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후속 물량과 추가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사진 출처=KBS·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