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규모는 세계 5위, 핵심성과는 17위 … 감사원 "국가R&D 관리 부실"
불분명한 목표 설정, 과기부 관리 미흡지적

감사원은 국가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이 10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성과가 높지 않았다는 감사 결과를 30일 내놨다. 국가 R&D의 목표 수준도 낮고, 형식적 평가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6월 R&D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감사원은 이날 '주요 국가 R&D 추진실태 분석' 감사결과를 공개하며 “최근 10년(2013~2022년)간 투자 목적이나 규모와 무관하게 기술성숙도(TRL)가 낮은 기초 수준 국가 R&D에 80% 이상의 투자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국책연구사업별 과제 전체의 기술 성숙도 평균을 분석한 결과, 23개 중 20개(87%)는 실험실(TRL 평균 4 이하) 수준의 기술로 원천기술개발 등 목적에 부합하는 기술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감사원은 "2012년 16조 원 수준이던 국가 R&D 투자는 2023년 31조1,000억 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으나 높은 수준의 연구성과가 적었고, 주요 기술 수준도 선진국들에 비해 정체돼 있었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2023년 6월부터 과학기술부, 연구재단 등 10개 연구관리 전문기관을 대상으로 약 80일간 감사를 진행한 결과 ①연구개발 목표수준에 대한 적정성 ②평가체계 등에 대한 적정성 ③질적 성과 등을 실증 분석한 결과, 국가 R&D 투자규모 대비 △낮은 목표수준과 △형식적 평가 등으로 인해 △최고 수준의 핵심 성과가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투자 규모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었지만, 우수 논문 지표인 '피인용 상위 1% 논문연구자'(HCR) 순위는 17위에 그쳤다. 국가 R&D 투자규모가 한국보다 적은 호주(5위) 싱가포르(13위) 등과도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는 게 감사원 분석이다.
성과지표가 불명확한 사례로는 ‘슈퍼 고효율 방선균주 개발 여부’ ‘고효율 인공 생합성경로 완성’ 등의 목표를 설정하면서 슈퍼 고효율이나 고효율이 어느 수준인지 확실치 않았던 연구, 연료전지의 경우 기존 대비 효율 50% 이상 달성을 성과 지표로 설정했으나 어느 수준 대비 50%인지 기준점이 불명확하게 잡혀 있던 연구 등이 꼽혔다.
예산을 내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평가 및 감독 기능도 미흡했다. 각 연구단은 2023년 6월 열린 ‘글로벌프런티어연구단 성과 확산 공유회’에서 자체적으로 평가한 목표달성률을 평균 99.8%로 발표했는데, 감사원 감사 결과, 2017년 이후 정비된 핵심 성과지표를 기준으로 하면 74%에서 문제점이 확인됐다. 각 기관과 정부가 성과를 부풀린 것으로 감사원은 봤다. 감사원은 과기부 장관에게 “국가 R&D 성과를 종합분석한 실증분석 결과와 단계별 혁신·도전성 저해요인 및 개선방향을 관련 정책 수립하고, 이를 관리에 참고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6월 28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 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발언 직후 과기부는 2024년도 R&D 예산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고, 이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2024년도 주요 R&D 예산안을 전년 대비 13.9% 줄인 21조5,000억 원으로 의결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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