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가자 주민 이주 계획을 발표했다.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치인들의 공약이 잇따르고 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가자지구 주민 전체를 이주시키는 계획을 내놓았다. 르몽드와 알자지라 방송은 벤그비르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다른 나라로 내보내는 내용의 "가자지구 자발적 이주를 위한 국가 업무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들은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주민 집단 이주를 잇따라 공약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는 사안이다.

"1년 25만, 7년 190만"…20쪽짜리 소책자
20쪽 분량의 이 계획은 1년 안에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25만 명을 떠나게 하고, 3년 안에 110만 명, 7년 안에 190만 명을 내보내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벤그비르는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주가 팔레스타인과의 갈등 해결책이며 "현실적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나라가 여러 곳 있고, 이주는 자발적이므로 강제 추방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다만 어떤 나라가 주민들을 수용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전담 부처 신설하겠다"…총선용 공약의 성격
벤그비르는 총선 뒤 "자발적 이주를 전담할 정부 부처"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가자지구에서 매일 밤 표적 암살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공분을 샀던 인물이기도 하다. 가자지구를 비우자는 주장은 이번 총선에서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들의 단골 공약으로 등장하고 있다. 국방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도 미국이 동의한다면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 밖으로 이주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법상 논란"…자발성 주장의 한계
인구 집단을 대규모로 이주시키는 구상은 국제사회에서 강제 이주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계획 당사자들은 자발적 이주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거주지가 파괴되고 생계 기반이 사라진 상황에서의 선택을 자발적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수용 의사를 밝힌 국가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실행 가능성에 의문을 남긴다. 총선 국면에서 나온 발표라는 점에서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계획은 아직 정부 공식 정책이 아니라 개별 각료의 발표 단계에 있다. 다만 총선 결과에 따라 논의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동 정세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사진 출처=로이터 연합뉴스·한겨레·다음 뉴스,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