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육군 현대화 사업에 본격 합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미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사업에서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미국 이그제큐티브 비즈는 10일(현지시간) “60년 넘게 운용된 M109 팔라딘을 대체할 사업에 K9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미 육군은 지난해부터 자주포 현대화 프로그램을 공식화했으며, 한화는 압도적 성능과 동맹국 운용 경험을 내세워 세계 최대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번 경쟁은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 시스템스,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스 등 글로벌 방산 강자들이 총출동한 만큼 국제적 관심이 쏠린다.

K9의 강점, 빠른 발사와 재장전
K9은 이미 다양한 실전과 연합 훈련을 통해 신뢰성을 입증한 체계다. 사거리, 정밀도, 발사 속도가 핵심 평가 요소인 이번 사업에서 K9은 조준부터 발사, 재장전까지 이어지는 신속한 임무 수행 능력으로 두각을 나타낸다.
한화디펜스USA의 마이크 스미스 사장은 “K9은 월등한 탄약 적재량과 자동화된 재보급 체계 덕분에 경쟁자를 압도한다”고 강조했다. K9은 기본 사거리 40km를 확보하고 있으며, 사거리 연장탄 사용 시 더 먼 거리까지 타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장시간 전투에서 화력 지속성과 대응 속도를 크게 높여준다.

동맹국 운용과 상호운용성
미 육군이 K9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미 다수의 동맹국이 해당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폴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등 나토와 인도·태평양 주요 국가들이 독일 PzH 2000 대신 K9을 선택해 주력 자주포로 배치했다.
이는 연합 작전 시 군수 지원 효율성을 높이고, 탄약·정비·훈련 체계 통합에도 유리하다. 스미스 사장은 “동맹국과 동일한 체계를 운용하는 것은 미군의 연합 전력 강화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강조하는 동맹 중심의 안보 전략과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ERCA 실패와 기회 확대
최근 미 육군의 장거리포(ERCA) 개발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단되면서, 검증된 체계를 보유한 K9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K9은 이미 다수의 실전 배치 경험과 탄약 보급체계 검증을 통해 안정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화는 이를 기회로 삼아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155mm 포탄의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해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한 달 10만 발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미 육군의 목표에 맞춘 스마트 팩토리 타당성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는 단순한 자주포 판매를 넘어, 미국 내 방산 생태계와 긴밀히 연계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다영역 방산 기업으로의 도약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시장 진출은 포병 체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USA는 이미 미 공군 항공기 정비와 유지보수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화오션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군수 지원함 건조를 넘어 미 해군의 수상함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는 육·해·공 전력 전반에서 미국 시장과 협력해 ‘다영역 주력 업체’로 성장하려는 한화의 장기 전략을 보여준다. 회사는 2035년까지 미국에서 육·해·공을 아우르는 핵심 업체로 자리 잡고, 2040년에는 글로벌 방산 기업 톱티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향후 일정과 전망
미 육군은 오는 2030~2032년 사이 첫 신형 자주포를 실전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추진하는 합동화력·다영역 작전 전략의 핵심 전력 보강 사업이기도 하다.
K9이 최종 선정될 경우, 한국 방산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미 수출 사례로 기록될 수 있으며, 한미 방산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방산 전문가들은 “K9이 확보한 신뢰성과 현지 생산 계획은 미국의 전략적 필요와 부합한다”며 “앞으로 수년간 진행될 평가와 협상이 K9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