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마이너스 통장처럼 사용”...정부 대신 2조원 부담한 한국은행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4. 10. 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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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한국은행이 국제금융기구에 약 2조원 규모의 출자·출연금을 낸 반면 정부는 9300억원을 내 한은의 납입 비중이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제금융기구에의 가입조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출자금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해야 하지만, 재정 여건과 출자 수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을 할 수 있어 정부가 사실상 한은이 대납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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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지난 5년간 국제금융기구 출자금 대부분 부담
박홍근 의원 “외환보유고로 재정 부족 해결해선 안 돼”
최근 5년간 한국은행의 국제금융기구 출연·출자 현황<자료=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한국은행>
최근 5년간 한국은행이 국제금융기구에 약 2조원 규모의 출자·출연금을 낸 반면 정부는 9300억원을 내 한은의 납입 비중이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국제금융기구에 내는 출자·출연금의 대부분을 예산에 편성하지 않고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등으로 대납도록 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와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여간 한은이 정부를 대신해 국제금융기구에 납부한 금액은 총 1조914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정부는 9300억원만 출자했으며, 한은 부담한 비율은 평균적으로 전체의 약 67.3%에 달했다. 특히 2022년에 한은이 정부 대신 전체 출자금의 70.3%를 부담했으며, 지난해에는 5742억원을 납입해 비중이 80.7%로 급증했다.

현행 국제금융기구에의 가입조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출자금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해야 하지만, 재정 여건과 출자 수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을 할 수 있어 정부가 사실상 한은이 대납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의 외환보유고가 마치 ‘마이너스 통장’처럼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의원은 “정부의 예산 편성과 집행이 무책임하게 이뤄져 한은이 정부의 재정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외환보유고는 국가 비상시를 대비한 자산으로 일시적인 재정 부족을 메우는 데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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