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으로 내몰린 경북 청년몰 …상생 방안 찾아야
오고가게 청년몰 20개 점포 중 5곳만 생존…배달 음식 위주로 재편
전통시장·청년몰 상생 방안 찾아야
지난 1일 오후 찾은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 '오고가게 청년몰' 일대는 한낮인데도 고객의 발길이 뜸했다. 배달 기사만 간간이 음식을 실어 나를 뿐 청년몰 내부는 고요했다. 이 곳에서 떡볶이를 판매하는 최지민(39) 씨는 "청년몰을 열었을 땐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며 "월세나 인테리어, 지자체 홍보 지원이 끊기면서 청년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 청년몰은 2018년 20개 점포로 시작했지만, 4월말 현재 운영 중인 곳은 5곳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몰의 매장들은 당초 창업 취지보단 살아남기에 급급, 배달 음식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최 씨는 "초기엔 스시나 마카롱, 카페, 수제청 등 고객 방문형 가게들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분식, 돈가스, 치킨 등 배달 위주로 채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상인 육성을 내세운 경북지역의 청년몰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행 초기 반짝 특수와 함께 주목을 받았지만, 지원 사업이 끊기면서 힘을 잃은 모습이다.
안동 뿐만 아니라 경북지역 다른 곳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북지역의 청년몰 5곳 중 초기 형태 업태를 온전히 유지하는 몰은 문경 오미자네 청년몰 1곳 뿐이다.
경주 욜로몰과 구미 황제청년몰, 김천 포도락청년몰은 자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을 닫거나 업종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일부 매장은 업황에 따라 수시로 주인이 바뀌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전통시장의 특색을 살려 청년몰에 젊은 고객 유입을 위한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인수 경북도 사회적경제민생과장은 "청년몰이 전통시장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전통시장 인프라를 활용해 그들만의 특색을 만들어 낸다면 청년몰 본연의 취지인 젊은 인구 유입에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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