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야구 빅3 중 두 명이 미국 대신 KBO를 택했다. 투수 최대어 하현승(부산고)에 이어 타자 최대어 김지우(서울고)까지 메이저리그의 거액 제안을 거절하고 2026 신인드래프트 참가를 선언했다. 최대 170만 달러(약 27억 원) 규모의 제안을 받고 계약 직전까지 갔던 김지우가 끝내 한국 무대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잠 못 이룬 고민 끝의 선택

김지우는 지난 22일 SNS를 통해 드래프트 참가를 공식 선언했다.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는 170만 달러 이상을 일시불로 제안한 구단이 있었고, 잘 키워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아 계약 임박까지 갔다고 털어놨다. 매일 새벽에야 잠들 정도로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국내를 택한 건 한국에서 먼저 성공한 뒤 가도 늦지 않다는 주변의 조언이 컸다. 김지우는 한국의 뜨거운 야구장에서 팬들의 함성 속에 방망이를 돌리고, KBO에서 좋은 선수임을 증명한 뒤 더 단단한 모습으로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느 쪽을 골랐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을 것이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야수' 김지우를 향한 시선

김지우의 선택에는 포지션 문제도 작용했다. 그는 최고 153km/h를 던지는 투수이자 12경기 타율 0.429, 2홈런 17타점을 기록한 거포 3루수로, 투타 모두 뛰어난 만능 유망주다. 한 수도권 팀 스카우트는 대형 우타자로 성장할 자질이 있다며, 손목 사용 기술과 힘이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본인의 꿈은 야수다. 당초 미국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야수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불러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KBO 구단들과 소통하면서 국내에서도 자신을 야수로 평가한다는 걸 알게 됐고, 그 점이 잔류 결정에 영향을 줬다. 이로써 빅3 중 미국행은 엄준상(덕수고)만 확정됐고, 하현승과 김지우가 남으면서 드래프트 전체 1·2순위 구도도 사실상 정리되는 분위기다.
두산 암시? 손가락 부상은 악재

흥미로운 건 잔류를 알린 SNS 게시물의 배경색이었다. 김지우가 첫 이미지를 네이비 단색으로 골랐는데, 이게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두산의 상징색과 같아 두산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다. 김지우는 원래 서울고의 색인 남색을 골랐을 뿐 의도는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두산 팬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악재도 있다. 김지우는 고교vs대학 올스타전 직후 숙소에서 고장 난 문에 오른손 약지가 끼는 사고로 관절뼈 골절을 당했다. 이 부상으로 청룡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스카우트 앞에서 기량을 선보일 무대를 통째로 놓쳤다. 복귀는 8월 봉황대기가 될 전망이다. 그는 9월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대표팀 발탁을 목표로 재활에 집중하고 있으며, 어느 팀이든 자신이 잘 클 수 있는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