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데가 무료라니 놀라워요" 조선 선비들이 즐겨 찾던 힐링 정자

고산정 / 사진=공공누리 한국관광공사

여름이면 누구나 그늘과 바람을 찾아 나선다. 울창한 숲, 흐르는 강물, 조용한 정자 이 세 가지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장소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한여름의 피서지가 되기에 충분하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길에 위치한 ‘고산정’은 수백 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은 조선시대 정자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도 이름이 알려진 숨은 여름 명소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이 공간은 잠시 일상을 멈추고 싶은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곳이다.

고산정 다리 / 사진=안동시 공식 블로그 홍애련

고산정을 향하다 보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난간 없는 다리다. 다소 긴장감이 느껴지지만 넉넉한 폭 덕분에 무리 없이 건널 수 있다.

왼쪽 숲길을 따라 오르면 어느새 절벽 위 고요히 서 있는 정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강물은 그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맞은편 암벽과 솔숲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한여름에도 시원한 기운을 불러온다. 정자까지 오르는 이 짧은 길은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비우는 여정이 된다.

누각 고산정 / 사진=안동시 공식 블로그 김정현
고산정 내부 / 사진=안동시 공식 블로그 홍애련

고산정은 1564년 성성재 금난수가 세운 정자로, 조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공간이다.기와지붕 아래 섬세하게 짜인 목재 구조, 마루 중앙의 우물마루, 좌우로 펼쳐진 작은 온돌방은 전통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마루 끝에 앉아 계자난간 너머로 강을 바라보면, 불어오는 바람이 자연의 선물처럼 몸과 마음을 식혀준다.

내부에는 퇴계 이황과 금난수의 시문이 걸려 있어, 이곳이 단순한 풍경 명소가 아닌 역사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장소임을 느끼게 해준다.

고산정에서 보는 풍경 / 사진=안동시 공식 블로그 김정현

고산정 내부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잘 보존되어 있어, 정자의 원형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마루에 앉아 한참을 머물다 보면, 시계가 멈춘 듯한 고요한 시간의 흐름이 피부로 전해진다.

주변엔 별다른 상업 시설 없이 자연 그대로의 정취가 자리하고, 주차장과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로 방문해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이유다.

고산정 자연 절경 / 사진=안동시 공식 블로그 김정현

정자 아래 강가 모래사장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명장면이 탄생했던 곳.

주인공들이 서 있던 바로 그 자리를 따라 걷다 보면, 나만의 특별한 여름 기억이 자연스레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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