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월세살이’ vs 민주 ‘상주’…호남 10월 재보궐 앞두고 공략전
10·16 재보궐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호남에 ‘상주’하겠다는 야당 의원들이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 후보를 확정하고,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호남쟁투’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전남 영광·곡성에서 1박 2일 워크숍을 열고 영광·곡성 재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조국 대표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12일 중 6일은 호남과 관련된 일정을 수행했고, 5일은 직접 호남을 찾았다. 13일에는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인사를 한 뒤 곧장 곡성으로 달려갔다. 조 대표는 지난 10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영광과 곡성에 각각) 방을 구했다”며 “추석 연휴 기간에 거의 거기서 살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같은 당 신장식 의원은 이미 지난 7일부터 곡성에서 ‘월세살이’를 하고 있다.
혁신당은 지난 4월10일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정당득표율 26.58%를 기록했지만, 원내에 진입한 뒤론 총선 때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해 1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응답률 10.4%.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서 혁신당 지지율는 8%에 그쳤다. 혁신당은 “12석이지만 국회 운영에 있어선 (사실상 권한이) 0석”(조국 대표)이라며 비교섭단체(원내 20석 미만)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교섭단체 기준 완화 역시 스스로 존재감을 키워야 풀 수 있는 문제라는 점도 알고 있다. 혁신당으로선 이번 영광·곡선 선거가 지지율 반등과 존재감 각인의 기회를 만들 절박한 기회인 셈이다.
혁신당은 우선 호남에서 조국 대표와 혁신당의 인기가 좋은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전남 지역 정당득표율은 혁신당이 43.97%,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39.38%였다. 혁신당 관계자는 “영광은 이전에도 무소속이 여러 번 당선된 적이 있는 곳”이라며 영광군수 재선거에 좀 더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곡성군수 재선거는 민주당 소속 군수의 귀책사유로 치러진다는 점이 혁신당의 득점 포인트다.
민주당도 영광·곡성군수 후보를 확정짓고 두 지역을 수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번 재보궐선거 규모가 작고 각 지역이 분산돼 있긴 하지만 국민 뜻을 어기는 정치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어야 된다”며 “이 정권에는 ‘선거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자고 호소한 것이다.
민주당 주요 ‘스피커’들도 호남 상주를 언급하며 조국 대표의 ‘월세살이’에 맞불을 놨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영광·곡성에) 상주하며 민주당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했고, 조 대표와 가까운 정청래 의원도 지난 10일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는 영광·곡성 담당이다. 영광·곡성에는 내가 자주 나타나겠다”고 했다. 박 의원과 정 의원 등은 이번 영광·곡성 군수 재선거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내세우고 ‘진보의 분열’을 거론하며 호남의 혁신당 바람을 차단하고 있다. 정 의원은 ‘뉴스공장’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기더라도 매우 크게 이겨야 한다”며 “그래야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 수 있다. 빈틈없이”라고 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지난 10일 광주방송(KBC)에 출연해 “지금 뭐니 뭐니 해도 야권이나 민주세력의 최대 과제는 윤석열 정권의 독주와 파행, 무능에 구멍을 내는 것”이라며 “혁신당에서 ‘쇄빙선’ 이런 얘기를 한 적도 있는데, 지금 쇄빙을 해야 할 대상은 (윤석열 정권으로) 명확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남 지역 한 의원은 “추석 연휴에는 후보를 중심으로 지역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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