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기록도 못 보는데…인뱅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비상
상환의지 있는 차주 판별 어려워
"연체율 등 건전성 악영향 줄 것"
정부의 대규모 신용사면과 채무조정으로 인터넷은행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인터넷은행은 전체 신용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로 채워야 하는데, 정작 우량한 중·저신용자를 판별하는 핵심 기준인 과거의 연체 기록을 확인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이 현재 목표 비중을 간신히 달성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더 늘리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 3분기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한 신용대출은 신규 취급액 기준 9153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1조2602억원)와 비교해 3개월 사이 3449억원(27.4%) 줄었다. 작년 1분기만 해도 인터넷은행 3사는 1조4798억원의 신용대출을 중·저신용자에게 내줬는데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의 감소를 이끈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6·27 대출 규제로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이내로 묶였고, 금융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까지 신용대출 한도에 합산되면서 중·저신용자의 대출 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신용사면과 채무조정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연체 이력은 부실 차주와 우량 차주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부실 차주 370만 명의 연체 이력이 삭제되면서 성실하게 빚을 상환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중·저신용자를 선별하는 작업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비중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인터넷은행의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이 최소 30%를 넘도록 규정한 현행 규제 기준을 2030년까지 ‘35%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 인터넷은행 임원은 “지금도 30% 기준을 맞추는 과정에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건전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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