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진 않지만 한번 맛보면 잊기 힘든 '블랙베리'

과일 판매대에서 마주치면 낯설지만 왠지 손이 가는 과일이 있다. 겉은 검고 알알이 맺힌 모양이 인상적인 블랙베리가 그런 과일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오래전부터 ‘건강 간식’으로 불리며 사랑받아 왔지만, 한국 식탁에서는 여전히 자주 보기 어렵다.
다만 최근에는 경남 산청 등 일부 지역에서 재배가 이뤄지면서 국산 블랙베리도 유통되고 있다.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루는 맛, 그리고 꽤 포들포들한 식감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눈에 띄는 색과 안토시아닌을 비롯한 항산화 성분까지 겸비해, 한국에서도 천천히 그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씨앗도, 식감도 독특한 과일… 항산화 성분이 가득

블랙베리는 표면의 동글동글한 알갱이 속에 작게는 20개, 많게는 30개 안팎의 씨를 품고 있다. 먹는 순간 혀끝에 닿는 씨는 작지만, 뚜렷한 식감을 갖는다. 턱에 힘을 살짝 줘야 씹히는 단단한 식감도 특징이다. 이 식감이 싫어 씨를 삼키는 사람도 있는데, 장내 상처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있어 처음 접할 땐 주의가 필요하다.
맛은 상큼하면서도 단맛이 강하다. 과즙이 풍부해 한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산뜻한 향이 퍼진다. 특히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엘라그산, 플라보노이드 등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항염, 면역, 혈관 건강, 피부 관리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많다. 100g당 비타민C는 하루 섭취 권장량의 약 25%, 비타민K는 약 19% 수준이다.
칼로리도 43kcal로 낮고, 식이섬유는 풍부해 과식이나 군것질을 줄이려는 사람들에게 적당하다. 혈당 지수도 낮아 당뇨 과일로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꾸준히 섭취하면 감기, 구내염, 피로, 피부 문제 완화 등의 효과를 봤다는 후기도 있다.
다만 저장이 쉽지 않다. 수확 후 냉장 보관을 해도 곰팡이가 쉽게 피기 때문에 생과로 구매한 경우엔 되도록 빨리 섭취하는 게 좋다. 오래 보관할 예정이라면 냉동 블랙베리를 추천한다. 생 블랙베리에 비해 보관이 쉬워 언제든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복분자와 닮았지만 다르다

블랙베리는 복분자와 자주 비교된다. 두 과일은 생김새가 비슷하고, 맛도 달콤새큼한 공통점이 있다. 블랙베리는 복분자와 비슷하게 생긴 과일이라는 이유로 ‘슈퍼 복분자’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식물학적으로는 전혀 다른 종이다. 블랙베리는 유럽과 북미가 원산지인 외래종, 복분자는 한국 토종이다.
열매만 봐도 차이가 분명하다. 블랙베리는 알이 더 크고, 표면이 부드럽고 둥글며, 꼭지 부분이 움푹 들어간다. 복분자는 상대적으로 단단하고 작으며, 꼭지가 평평하다. 또 블랙베리는 수확이 쉽지만, 복분자는 가시가 많아 재배에 손이 많이 간다.
효능에서도 차이가 있다. 블랙베리는 항산화 성분이 특히 많아 노화 예방과 면역 관리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반면 복분자는 예부터 간과 신장 기능 개선, 피로 해소, 시력 보호에 좋다고 알려졌다. 복분자주는 대표적인 활용 예다. 블랙베리는 자가결실성이 강하고, 스무디, 요거트, 샐러드 토핑 등 서양식 간편 식단에 더 적합하다.
블랙베리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
블랙베리는 다양한 요리에도 응용할 수 있다. 아침 식사로는 플레인 요거트에 블랙베리와 견과류를 올려 간단한 한 끼로 만들 수 있다. 죽, 오트밀, 찹쌀떡 위에 얹어도 색감과 맛이 살아난다. 오트밀에 넣어 우유를 부으면 포만감도 충분하다.
블랙베리 차도 추천할 만하다. 레몬과 생강을 함께 넣어 우린 후 꿀 한 방울 떨어뜨리면 향긋하면서도 상큼한 차가 완성된다. 여름철엔 미숫가루나 곡물 셰이크에 함께 갈아 마시거나, 곤약 젤리 위 토핑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닭가슴살, 소고기, 달걀 등과 곁들이면 영양 균형이 맞춰진다.
더운 여름, 스무디도 빠질 수 없다. 블랙베리 한 컵, 바나나 한 개, 플레인 요거트 반 컵, 꿀 한 스푼, 우유 반 컵을 블렌더에 넣고 갈면 새콤달콤한 블랙베리 스무디가 완성된다. 운동 후 갈증 해소에도 좋고, 아침을 대신하기에도 충분하다. 잼이나 젤리, 파이, 요거트볼 등의 디저트로도 응용할 수 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