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뚜레쥬르, ‘프리미엄'으로 존재감 되찾을까
뚜레쥬르가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도약하기 위해 8년 만에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하고 새 로고를 공개했다. 한때 파리바게뜨와 양강체제를 이뤘지만, 성심당 등 지역 빵집의 약진과 편의점 베이커리의 급성장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차별화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CJ푸드빌은 뚜레쥬르를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리뉴얼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브랜드아이덴티티(BI)는 기존의 뚜레쥬르(TOUS les JOURS) 브랜드명을 줄인 'TLJ'로 정했다. 뚜레쥬르는 지난 13일 오픈한 강남 직영점부터 직영점을 중심으로 신규 콘셉트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CJ푸드빌 측은 “기존의 '건강한 데일리 베이커리'라는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제품과 공간의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치열한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때 뚜레쥬르는 파리바게뜨와 양강구도였지만 매출 성장세에서도 뒤처지는 상황이 지속됐다. 2013년 제과점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되면서 개인 빵집 인근 500m 이내에 출점하지 못하는 등의 규제로 양사 모두 매장 확대에 제약이 생겼다.
규제 이전부터 파리바게뜨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해온 반면, 뚜레쥬르는 신규 매장 확대가 어려워져 매출 성장에 한계를 드러냈다. 2007년 당시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와 뚜레쥬르(CJ푸드빌)의 매출은 각각 6223억원, 4972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격차가 벌어져 지난해 파리바게뜨 2조83억원, 뚜레쥬르 7010억원으로 파리바게뜨의 독주체제가 굳어졌다. 올해 기준 파리바게뜨는 전국에 3400여개, 뚜레쥬르는 1400여개 매장은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CJ푸드빌이 2020년 적자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뚜레쥬르 매각을 검토하면서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장 확대, 신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주요 사업에도 차질을 빚었다는 지적이다.
뚜레쥬르가 고전하는 사이 지역 기반의 빵집들이 약진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대전 성심당은 차별화된 빵 종류와 가성비를 앞세워 지난해 베이커리 부문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전국적인 인기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를 모두 제친 셈이다. 성심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2% 성장한 1243억원이다. 이외에도 대구 '삼송빵집', 부산 '옵스', 군산 '이성당' 등 지역 빵집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편의점 업계도 가성비와 풍부한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베이커리 시장에 뛰어들면서 타격이 커졌다. CU는 '베이크하우스 405' 시리즈, GS25는 '브레디크' 등으로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기준 양사의 빵 매출은 CU 28.3%, GS25 34%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타 브랜드와의 협업이 자유로워 다양한 제품을 빠르게 선보일 수 있는 게 강점"이라며 "가격도 일반 베이커리전문점보다 저렴해 신흥 베이커리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 뚜레쥬르' 승부수는
뚜레쥬르는 다시 시장에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제품과 공간의 차별화를 앞세웠다. 고객이 프리미엄 빵을 먹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체류형 매장'으로 만들어 고객경험을 새롭게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리뉴얼 매장에서는 일반매장과 달리 갓 구운 빵을 중심으로 독점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평소 뚜레쥬르 소비자들이 많이 찾던 인기 제품에 프리미엄 요소를 더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였다. 과일을 듬뿍 올린 생크림케이크나 커피와 어울리는 양과류가 새롭게 추가된 대표 제품군으로 꼽힌다.
뚜레쥬르는 매장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빵 구매 공간과 카페 공간을 분리해 고객들이 더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매장의 동선도 효율적으로 재구성해 빵 구매 고객과 카페 이용 고객이 자연스럽게 구분되도록 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직영점 위주로 프리미엄 매장을 선보인 뒤 이를 가맹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차별화된 콘셉트의 뚜레쥬르가 강남에서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베이커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