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끝물이라며?" 무시했던 SUV... 주유소 안 가서 놀란 '반전'

기아 쏘렐토 MQ4 2.2 디젤 AWD가 중형 SUV 시장에서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디젤 엔진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지금, 쏘렌토의 마지막 디젤 모델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연비 성능은 여전히 많은 운전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선택지로 남아있다.

기아 쏘렌토

쏘렌토 디젤의 공식 연비는 복합 9.3~14.3km/L, 고속 10.8~17km/L다. 그런데 실사용 환경에서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루프박스와 차박 장비를 가득 실은 상태, 즉 사람 한두 명이 추가로 탑승한 것과 같은 무게 부담 속에서도 도심 주행 시 리터당 10km 이상, 고속도로에서는 17~18km의 연비가 나온다. 70km 이상 속도를 내면 가볍게 10km를 넘어서고, 국도에서는 12km 이상이 기록된다. 가장 놀라운 것은 시속 40~50km로 한적한 시골길을 달릴 때다. 이때는 리터당 20km라는 경이로운 수치가 찍힌다.

기아 쏘렌토

3만 원으로 디젤 20L를 주유하면 3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슷한 크기의 휘발유 차량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수치다. 이러한 연비는 2.2L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ISG(공회전 제한 장치)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특히 8단 미션은 동네 마실 수준의 저속 주행에서도 4단, 5단, 6단으로 기어를 높게 사용해 연비 향상에 기여한다.

기아 쏘렌토

그렇다면 왜 쏘렌토인가. 단순히 연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매력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센터 콘솔이다. 다이얼식 기어를 중심으로 드라이브 모드, 지형 모드, 오토홀드, 어라운드뷰 카메라 등 각종 버튼들이 운전석에서 손이 닿는 최적의 위치에 배치돼 있다. 운전 중 시선은 정면 도로에 고정한 채, 오른팔을 쿠션에 편안히 올려놓고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모두 물리 버튼이라 익숙해지면 보지 않고도 실수 없이 누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아 쏘렌토

이는 동급 경쟁 모델인 현대 산타페와 뚜렷한 차별점을 만든다. 산타페는 컬럼식 기어를 채택해 센터 콘솔 공간을 획기적으로 활용했다. 무선 충전 패드 두 개를 배치하는 등 공간 효율성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쏘렌토는 전통적인 운전 중심의 조작성을 택했다. 어느 것이 낫다기보다는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선택이 갈릴 문제다. 드라이빙 과정에서 느끼는 조작의 재미와 직관성을 중시한다면 쏘렌토가, 실내 공간 활용과 편의성을 우선한다면 산타페가 답이 될 것이다.

기아 쏘렌토

다만 쏘렌토의 센터 콘솔 설계가 완벽한 것만은 아니다. 버튼 배치를 우선하다 보니 무선 충전 패드가 운전석에서 상당히 먼 구석으로 밀려났다. 운전 중 스마트폰 알림을 확인해야 하는 순간이 있을 때, 이 위치는 오히려 시선을 더 많이 분산시킬 수 있다. 현대의 컬럼식 기어가 만든 공간 활용의 장점이 체감되는 지점이다.

기아 쏘렌토

물론 디젤 엔진 특유의 단점도 명확하다. 시동을 켜면 엔진 소리가 운전석까지 들려온다. "나는 디젤 차다"라고 알려주는 듯한 소리와 함께 떨림도 느껴진다. 주행 중에는 바람 소리와 노면 소음에 묻혀 잘 느껴지지 않다가, 신호등에서 멈추면 다시 떨림이 전달된다. 요즘 디젤은 가솔린만큼 조용하다는 말을 하는 디젤 오너들이 있지만, 이는 가솔린 차량을 타본 적이 없어서 하는 말일 가능성이 높다. 10만 km가 넘으면 떨림은 더 심해질 것이고, 차량이 노후화되면 DPF(매연여과장치)를 포함한 디젤 엔진 특유의 문제들도 발생한다. 가솔린 대비 수리비가 비싼 것도 사실이다.

기아 쏘렌토

그럼에도 디젤을 선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장거리 운전이 잦은 운전자에게 연비는 곧 경제성이고, 이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 실질적인 가치다. 특히 쏘렌토 디젤은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3,753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같은 등급의 하이브리드 모델(3,896만 원)보다 143만 원 저렴하다. 초기 구입 비용이 낮고,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저렴하며, 실연비까지 뛰어나니 장거리 운전자 입장에서는 셈법이 맞아떨어진다.

기아 쏘렌토

쏘렌토는 패밀리카로서의 실용성도 갖췄다. 5인승 기준으로 1열과 2열 모두 충분히 넓고 편하다. 2열 창문은 끝까지 내려가고, 컵홀더 크기도 넉넉하며, 수납 공간도 여유 있다. 특히 도어 캐치는 운동 기구처럼 크고 튼튼하게 만들어져 아이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형 송풍구 덕분에 냉방 성능도 우수해, 2열에 앉아도 다른 SUV보다 훨씬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중형 SUV 특성상 아파트 주차나 좁은 골목길 운행에도 큰 불편함이 없다.

기아 쏘렌토

외관은 직선 중심의 강인한 남성적 디자인이다. 패밀리 디자인 탓에 정면은 카니발 느낌이 강하지만, 후면은 이견 없이 잘 뽑혔다는 평가다. 내부는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터치식 공조 시스템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비상등만 물리 버튼으로 독립적으로 배치돼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기아 쏘렌토

쏘렌토 MQ4는 기아의 마지막 디젤 모델이다. 전동화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지금, 내연기관의 마지막 불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고속도로를 자주 달리고, 장거리 운전이 많은 운전자에게는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보다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뛰어난 연비, 운전 중심의 조작 편의성, 합리적인 가격. 쏘렌토 디젤이 제시하는 이 세 가지 가치는, 디젤 엔진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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