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원자력기구가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자 북한이 담화로 곧장 맞받았다. 핵보유국 지위를 영구히 고착시키겠다는 문장이 그대로 담겼다.
9월 1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제70차 총회를 열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우려를 표하고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이 의제에 올랐다. 그리고 17일 조선중앙통신이 담화 하나를 내보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였다.

"매해 이맘때면 자동으로"
담화는 IAEA의 요구를 "귀에 익은 잡소리"라고 표현했다. 매해 이맘때면 자동으로 반복되는 절차라는 취지였다. 총회 결의가 북한의 정책 방향을 "변경시킬 수 없다"는 문장도 함께 담겼다. 국제기구의 공식 문서에 최고위급 인사가 직접 반응한 것은 그 자체로 메시지에 가깝다. 북한은 2009년 IAEA 사찰단을 추방한 뒤 기구와의 접촉을 끊은 상태다.

"핵 지위를 영구히 고착시킨다"
담화의 핵심은 한 문장에 들어 있다. 핵보유국 지위를 영구히 고착시키겠다는 선언이다. 북한은 2022년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했고, 이듬해에는 헌법에 관련 조항을 반영했다. 이번 담화는 그 연장선에서 대외적으로 다시 확인한 성격이 짙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어떤 협상 틀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한 셈이다.

"서울에서 열린 회의도 거론됐다"
북한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미 대량살상무기 대응 회의에도 반발 입장을 냈다. 국제기구와 한미 협의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구도다. IAEA는 위성영상 분석을 통해 영변과 강선 일대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해 왔다. 사찰단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15년 넘게 이어지면서, 검증 수단은 원격 관측에 의존하고 있다.

총회 결의와 담화가 오간 자리에 남은 것은 격차다. 국제사회는 비핵화를 요구하고, 평양은 지위 고착을 말한다. 같은 주에 나온 두 문장만으로도 지금의 거리가 드러난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 이미지 검색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