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이 오랜만에 전화를 해서 잠깐 보자고 했습니다. 만나자마자 형은 아버지 집 열쇠를 제 손에 쥐여 주었습니다.갑작스러운 일이라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습니다. 형의 설명을 듣고 저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손에 쥐어진 열쇠
형은 아버지 댁 근처에 살면서 늘 아버지를 챙겨 왔습니다. 저는 멀리 산다는 핑계로 명절에나 겨우 들르는 편이었습니다. 그런 형이 갑자기 열쇠를 건네며 부탁할 게 있다고 했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형은 걱정하지 말라며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형이 들려준 이야기
형은 회사 일로 한동안 지방에 내려가 지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매주 일요일마다 아버지 댁에 들러 장을 봐 드리고 집을 살폈다고 했습니다. 몇 년 동안 한 주도 빠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저는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형은 생색 한 번 낸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네가 조금만 대신 챙겨 달라는 말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일요일마다 향하는 길
그 주부터 저는 일요일마다 아버지 댁으로 향합니다. 장을 봐서 냉장고를 채우고 아버지와 점심을 같이 먹습니다. 아버지는 형이 오던 시간에 맞춰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녁이면 형에게 오늘 아버지 소식을 짧게 전합니다. 형이 지켜 온 일요일을 이제는 제가 이어 가고 있습니다.

형제 중 누군가는 말없이 부모님 곁을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수고를 알아주고 함께 나누는 것이 형제의 도리입니다.오늘은 부모님을 챙기는 형제에게 고맙다는 전화 한 통을 건네 보시면 어떨까요. 그 한마디가 형제 사이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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