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믿고 한 번 가즈아”…대선 테마 타고 비트코인 6만9천달러 돌파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리스 부통령(좌)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직접 베팅하거나 위험 회피를 위해 안전자산을 매입하는 등 관련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선거 후 금융시장 상황이 예측과는 달랐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미 대선과 관련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베팅 플랫폼인 ‘칼시’ 등에서 선거 결과에 관해 직접 베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에선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미디어(DJT)가 선거 결과 전망 변화에 따라 크게 출렁이면서 데이트레이더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기대가 높아지면서 트럼프미디어는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가 지난달 중순 이후 두 배로 뛰었다.

WSJ은 일각에선 일부 큰 손들이 트럼프 테마주의 주가를 올리려고 베팅시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큰돈을 걸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고 전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화폐 업계 지지 공약을 내놓으면서 가상화폐 시장도 트럼프 테마로 엮였다.

가상화폐 거래소 주가는 이달 들어 25% 상승했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개당 6만9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지난 18일까지 6일간 24억달러가 순유입되며 가격이 뛰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선 이후 가상화폐 관련 규정이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대선 관련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애쓰고 있다. 선거 관련 변동성을 줄이는 데 집중하거나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좋은 성과가 날 투자처를 찾고 있는 것이다.

UBS는 금융이나 유틸리티주는 어느 정부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들에게 권했다. 전력 등 유틸리티주는 대표적 방어주인 데다가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에너지 수요 증가로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주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엔 현상 유지,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에선 규제 완화 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WSJ은 안전자산인 금과 같은 귀금속 가격이 올해 급등한 것은 투자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금융자산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국제 금값은 21일 오전 온스 당 2천725달러로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금값 상승에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도 영향을 끼쳤다.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자택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과 관련해 이란 공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최근 헤지펀드들이 중국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화 하락에 베팅을 늘린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세계 무역 교란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이들 국가의 통화에 대한 수요 감소를 예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