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 120Hz 영상을 무선 전송하는 올레드 TV, LG SIGNATURE OLED M

태어나 처음 영화관에 갔던 날을 기억한다. 지금은 사라진 천호동 큰 길가의 ‘한일시네마’라는 곳이었다. 엄마 손을 잡고 어두운 영화관 계단을 내려가 의자에 앉으니, 눈 앞에는 태어나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큰 TV가 있었다. 그때 봤던 애니메이션의 내용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거대한 화면과 어두운 공간에서의 아늑함, 마법 같았던 경험은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대화면이 주는 몰입감을 처음으로 깨달은 때가 아니었을까?

테크 리뷰어로 살며 디스플레이가 달린 온갖 기기를 사용해봤지만, 이번처럼 신제품을 마주하자마자 “우와, 대박…”하고 촌스러울 정도로 감탄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

오늘 리뷰의 주인공은 세계 최대 크기 올레드인 97형 올레드 TV이자, 세계 최초의 4K 영상 무선 전송 올레드 TV인 LG SIGNATURE OLED M. ‘세계 최대’나 ‘세계 최초’같은 타이틀에 현혹되는 편이 아닌데도, 이 어마어마한 존재감에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올레드 TV라는 말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 세계 최초 무선 송신 : 4K 120Hz 무선 AV 전송 기술, CES 2023 공식 어워드 인증 및 수상(혁신상) 기준, 美 라스베이거스 ('23년 1월)
※ 세계 최대 사이즈: 2023년 7월 OLED TV 동종업계 기준

LG SIGNATURE OLED M이 아주 널찍한 평수의 거실 공간에 설치되어 있었음에도, 한 쪽 벽을 다 잡아먹을 듯한 크기가 기가 막히더라. 리모콘을 들어 화면을 켜니, 갑자기 눈 앞이 트이는 것처럼 시야가 환해진다. 올레드 덕후의 눈을 현혹시키는 맑고 쨍한 화면. LG 올레드 TV의 장점인 갤러리 디자인을 있는 힘껏 강조해놓았다. 샤프하게 빠진 얇은 베젤과 액자처럼 깔끔한 자태.

※ 전원 콘센트 위치, 벽면 상태 등 설치 환경에 따라 상이할 수 있습니다.
※ 설치 환경에 따라 TV와 벽 사이에 약간의 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건 옆모습이다. 정말 아무런 군더더기가 없다. 어떻게 작동하는 것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이런 디자인이 가능한 건 바로 ‘제로 커넥트 박스’ 덕분이다.

주요 기능이 별도의 장치인 제로 커넥트 박스로 분리되면서 화면 부분에는 전원 선을 제외한 모든 포트와 군더더기를 없앨 수 있었던 것. 그냥 보기에도 근사하지만, 실제로 벽걸이 형태로 설치할 때 별도의 매립 시공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훨씬 간편하고 경제적이다. 게다가 벽에 완벽하게 밀착시키는 갤러리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실제로 본다면 비현실적인 느낌이다.

※ 스탠드 높이 약 40cm로 TV 하부장 없이도 단독 설치 가능

제로 커넥트 박스는 이름 그대로의 물건이다. TV 본체에 그 무엇도 연결할 필요 없도록 만들어주는 작은 박스 형태의 액세서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TV에는 딱 전원선만 연결된다. 그 외의 모든 ‘연결’은 제로 커넥트 박스가 도맡아하니까. 제로 커넥트 박스 자체가 HDMI 2.1, USB, RF, LAN 포트, 블루투스 등을 지원하기 때문에 셋톱박스, 사운드바, 콘솔 게임기 등 주변 기기를 TV와 연결하고 싶을 때도 TV에 직접 연결할 필요 없이 여기에 연결하면 된다.

TV 화면 정면을 기준으로 최대 10m 내에서 4K, 120Hz의 고화질 영상을 무선 전송할 수 있다. 심지어 돌비 비전 HDR 영상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까지 무선 환경에서 지원할 정도다. 엄청난 스펙이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하기 위해 기존 무선 송수신 기술보다 Wi-Fi 6E 대비 최대 약 3배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LG 전자의 신기술이 들어갔다고 한다.

리뷰를 준비하며 제로 커넥트 박스의 위치나 방향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테스트해봤는데, 놀라운 수준의 연결성이었다. TV 본체와 제로 커넥트 박스 사이에 있는 장애물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최적의 전파 송수신 경로를 설정해주는 알고리즘을 탑재했다고. 심지어 제로 커넥트 박스를 설치해둔 방향에 따라 송신 각도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을 만큼 스마트하다.

제로 커넥트 박스 상단에는 다이얼 버튼이 있는데, 이게 가볍게 옆으로 밀면 좌우 90도 범위로 돌아가는 구조다. 무얼 위해서? 무선 신호 송신 방향을 조정하기 위함이다. 심지어 슬라이딩 버튼을 박스 안쪽으로 밀어주면 송신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위로 50도 범위까지 각도를 높일 수 있다. TV에서 아주 가까운 위치에 제로 커넥트 박스를 설치한 경우에는 버튼을 안쪽으로 밀면 송신 각도가 더 위를 향할 수 있으니 신호 연결도 더 원활해지는 방식이다. 작은 LED 버튼의 컬러로 무선 신호 상태를 바로바로 체크할 수 있는데, 상단에 있는 LED 컬러가 파란색이나 초록색이 되면 무선 신호 강도가 좋은 상태이고, 노란색은 약한 상태이다. TV가 설치된 방향으로 슬라이딩 버튼 각도를 조절해주기만 하면, 바로 바로 LED 컬러가 파란색이 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사용성은 단순히 TV와 제로 커넥트 박스를 분리할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공간 활용에 자유도가 높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복잡한 주변 기기를 TV와 떨어진 위치에 자유롭게 거치할 수 있고, 제로 커넥트 박스 자체의 위치 역시 TV와의 연결성에 구애받지 않고 옮기거나 바꿀 수 있다. 직접 사용해보니 쇼파 근처에 제로 커넥트 박스를 두니 인테리어 적으로도 깔끔하지만, 다른 기기를 직접 연결할 때의 접근성도 훌륭하더라. TV 뒷면을 들쑤실 필요 없이, 바로 옆에 있는 기기의 포트에 바로 꽂아주기만 하면 되니까.

심지어 LG SIGNATURE 라인 답게 제로 커넥트 박스 자체의 디자인도 깔끔하고 근사하다. 어디에 두어도 거슬리지 않고 심플하게 인테리어에 녹아들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심지어 리모콘까지 고급스럽고 예쁘다.

새삼스럽지만 화질 얘기도 해야겠지. 웅장한 크기와 더불어 4K 해상도를 기반으로 한 화질도 인상적이었다. LG전자의 10년 앞선 올레드의 검증된 기술로 구현한 ‘밝기 향상 기술’을 통해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올레드 evo가 적용돼 기존 올레드 보다 더 정교하게 빛의 파장을 조절해서 컬러는 더 생생하고 디테일은 더 선명하게 표현해준다.

※ LG전자 10년 올레드: 2013-2022년 기준
※ 밝기 개선: 전체 백색화면 ’23년 B시리즈 비교 기준, 77M3 : 74% 개선, 97/83M3 : 30% 개선

넷플릭스에서 자주 보는 자연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를 틀어봤는데 깜짝 놀랐다.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 공간음향을 모두 지원하는 화질과 음질이 이렇게 눈앞으로 체감되기는 처음이었다. 펭귄이 나오는 편을 수차례 여러 디스플레이로 감상했었는데, 여태까지 내가 봤던 것과 다른 콘텐츠가 아닐까 싶을 만큼 감흥이 각별했다. 압도적인 명암비에서 오는 선명함과 질감 표현, 색감, 크기… 모든 게 딱딱 맞아 떨어져서 영화관에서 보는 것 이상의 감동을 주더라.

LG 올레드에 최적화된 6세대 인공지능 알파9으로 최적의 화질과 입체적인 음향을 구현해주기 때문에 ‘다른 콘텐츠’로 느꼈던 것도 과장은 아닌 셈이다. 화면을 20,000개 이상의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영역별로 선명도와 명암비를 조정해주는 다이내믹 톤매핑 프로 기능은 기존 5세대 인공지능 알파9의 5,000개 영역보다 더 세밀해졌다.

※ 인공지능 화질, 인공지능 화질 프로는 모두 인공지능 알파 9의 딥러닝 분석을 기반으로 합니다.
※ 인공지능 화질, 인공지능 화질 프로는 TV 설정-> 일반 -> 인공지능 서비스 메뉴에서 ON/OFF 가능합니다.
※ 디지털 방송이나 USB 저장 장치의 영상, HDMI 영상 입력에만 지원됩니다.
※ 게임 맞춤 화면 모드에서는 해당 기능을 설정할 수 없습니다.
※ 저작권 보호가 적용된 유료 콘텐츠에서는 동작하지 않습니다.

영상의 컬러를 더 선명하고 풍부하게 개선해서 왜곡없이 원본의 피부색을 그대로 표현해줄 뿐만 아니라 영상의 해상도와 품질을 스스로 판단해서 해상도를 개선하고 화면 속 문자를 더 선명하게 구현해주는 것도 놀라운 점. 넷플릭스, 유튜브를 비롯해서 온갖 영상 콘텐츠를 감상해봤는데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재미가 2배쯤 올라가는 기분이다.

썩 내 취향이 아니라 보다가 하차했던 드라마가 있는데, 화면을 비교해볼 겸 LG SIGNATURE OLED M에서 틀었다가 넋을 잃고 한참 봤다. 리뷰를 해야 한다는 본분을 잊고 영화관에 온 어린 아이처럼 얼이 빠져서 화면에 몰입하게 되는 마력이 있다.

여기에는 화질은 물론 음질도 한 몫 하는데, 화면 스케일이 커서 별도의 사운드바가 필요하리라 생각했던 내 예상을 와장창 깨버리더라. 일단 출력이 엄청나다. 60w 4.2ch의 풍부한 사운드가 표현해주는 입체감과 공간감도 훌륭하고, 4.2ch사운드를 버추얼 9.1.2 입체 서라운드 사운드로 구현해 더욱 공간감이 느껴지는 입체적인 사운드로 만들어 준다. 화면 바로 앞 중앙에 앉아 돌비 사운드를 체험해보니 극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

이 제품을 써보면서 LG 전자의 올레드 10년 기술에 혁신적인 아이디어까지 집약되어서 엄청난 물건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올레드 TV 시장을 LG전자가 꾸준히 선도해오고 있다는 증거 같은 제품이기도 했고 말이다. 게다가 사용하기에도 편하다. 내가 항상 LG전자 TV 제품을 쓰며 느끼는 큰 장점 중 하나가 webOS인데, 다양한 플랫폼에 접근하고 콘텐츠를 감상하기에는 최고의 OS라고 평가한다.

프리미엄 가전으로 대표되는 LG SIGNATURE 라인인 만큼, 손에 쉽게 닿을 수는 없을 망정 보는 것 만으로도 설레고 판타지처럼 꿈꾸게 하는 제품인 것 같다. 마치 영화관에 처음 방문했던 10살 때의 기억처럼, 언젠가 이런 올레드 TV를 갖게 된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즐거울까 싶은 상상이 되더라.

사진에서는 LG SIGNATURE OLED M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실물 만큼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아쉬울 따름.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꼭 체험해보셨으면. 선명한 화면과 스케일에서 오는 몰입감, 사운드까지 몽땅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좋은 물건과 좋은 기술이 전해주는 감동과 설렘을 모두와 나누고 싶으니까.

*이 글은 LG전자의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