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팅커벨'로 폄하되기엔 아쉬운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 영화 <피터팬 & 웬디>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오리지널 알려줌] 영화 <피터팬 & 웬디> (Peter Pan & Wendy, 2023)

글 : 양미르 에디터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렵기만 한 소녀 '웬디'(에버 앤더슨)는 어느 날 밤, 갑작스럽게 찾아온 '피터팬'(알렉산더 몰로니)과 함께 마법의 땅 '네버랜드'로 향한다.

광활한 허공을 날 수 있고 신비로운 것들이 가득한 마법의 땅에 매료된 것도 잠시, '웬디'와 동생들은 무시무시한 해적선 '졸리 로저호'와 '후크 선장'(주드 로)에 맞서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온갖 위험이 뒤따르는 '네버랜드'에서 그는 자기 동생들과 잃어버린 소년들을 지키기 위해 용감한 결심을 하게 된다.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이자,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인 <피터팬 & 웬디>는 '웬디'가 어느 날 우연히 창문으로 찾아온 '피터팬'을 만나 '네버랜드'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국의 작가 J.M. 배리의 소설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사례를 만든 클래식 애니메이션 <피터팬>(1953년)을 모티브로 한다.

작품은 2016년 영화 <피터와 드래곤>을 시작으로, <고스트 스토리>(2017년), <그린 나이트>(2021년)와 같은 영화를 연출하면서 전 세계 '씨네필'을 사로잡은 데이빗 로워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자신이 만드는 '피터팬'의 특징은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기존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보태기를 원했다.

이에 대해 오랫동안 탐구한 데이빗 로워리 감독은 '피터팬'과 '후크 선장' 사이의 새로운 스토리와 고전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주체성을 가진 캐릭터로 변모한 '웬디' 등 캐릭터와 스토리의 발전을 꾀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3개 대륙 6개국을 살펴보면서, 거의 1년이 되는 기간의 캐스팅 여정을 거쳤다.

"'웬디' 역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기란 매우 힘든 일이었다"고 전한 제작진은 마지막이 되어서야 에버 앤더슨을 발견했다.

에버 앤더슨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감독이자 제작자로 유명한 폴 앤더슨과 배우 밀라 요보비치의 딸. 제작진은 "에버 앤더슨의 오디션 테이프를 보자마자 '저 애를 캐스팅해야 해'라고 모두가 입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에버 앤더슨은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어 꿈만 같았다"라면서, "'웬디' 역에 도전하기 1년 전쯤 실제로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했었다. 그래서 '웬디'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캐스팅 이후 팬데믹으로 인해 1년간 촬영이 미뤄졌고, 그 사이에 에버 앤더슨은 무려 7.6cm나 자랐다.

이 때문에 에버 앤더슨은 "'웬디' 역을 맡고 나서 긴장되는 마음보다, 촬영 첫날 전까지 키가 너무 자란 바람에 '웬디' 역에 어울리지 않을지 걱정했다"라면서,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에버 앤더슨은 용기 있게 모험에 임하는 '웬디'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커다란 해적선을 직접 움직이거나, '피터팬'에게 일침도 날리는 등 다채로운 '웬디'의 모습을 보여준 것.

이어 '피터팬'로 분한 알렉산더 몰로니는 여러 TV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일찍이 연극 <맥베스>에서 어린 '맥더프' 역을 맡는 등 무대에서의 경력과 실력을 층층이 쌓아왔다.

그 역시 "순수함과 자신감 모두 지니고 있었다"라는 평을 받으며 제작진의 고심 끝에 '피터팬'으로 캐스팅됐다.

알렉산더 몰로니의 영화 데뷔작인 가운데, 작가 토비 홀브룩스는 "알렉산더 몰로니는 순수함과 자신감을 동시에 갖고 있다"라면서, "캐릭터가 가진 양면성을 균형 있게 잘 표현해내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피터팬 & 웬디> 역에서 처음으로 과거의 서사가 밝혀지는 '후크 선장' 역은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서 '덤블도어'를 맡았던 주드 로가 분했다.

각본가 토비 홀브룩스는 "우리는 '후크 선장'을 사실적으로 연기해 줄 배우가 필요했다. 캐릭터에 필요한 모습들을 모두 갖춘 배우는 오직 주드 로 뿐이었다"라고 전했다.

주드 로는 "이번 작품의 '후크 선장'은 평면적인 빌런이 아니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많은 부분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배우로서 보람 있고 도전적인 여정이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데이빗 로워리 감독과 제작진은 오랜 답사 끝에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곳"이라고 자부했을 만큼 대자연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이 녹아져 '네버랜드'를 연상시키는 캐나다의 뉴펀들랜드섬을 발견해 냈다.

아이들끼리만 살고 있는 날 것 그대로의 분위기를 담아내기에 적합했던 것은 물론 포트 포인트, 스필러스 코브, 독특한 붉은색 바위로 극에 영감을 준 티클 커브까지 수많은 리서치와 답사 끝에 만난 장소들은 이번 영화의 주요 관람 포인트이기도 하다.

특히 데이빗 로워리 감독이 티클 커브에서 만난 붉은색 바위는 "해골 바위가 붉은색이라면 어떨까?" 하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작품의 설정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다소 평범했던 해골 바위의 색상을 실존하는 바위와 같이 붉은색으로 바꾸게 된 것인데, 이에 따라 외관은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액션 장면들은 불가능했다.

이에 제작진은 액션 장면을 위한 실물 세트를 제작하기로 하고, 360도를 자유자재로 접근할 수 있는 동시에 대규모 촬영을 가능하게 하고자 면적 20,000 제곱미터, 36만 갤런 규모의 물탱크를 제작하며 실현했다.

또한, 항해에 나서는 해적선의 느낌을 살리고자 했던 제작진은 '졸리 로저호'를 실물 크기의 배로 제작했다.

제작에만 총 6개월의 시간을 쏟아부은 끝에 길이 33미터, 무게 61톤, 실제 16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졸리 로저호'가 완성됐다.

'졸리 로저호'는 촬영을 위해 거대한 짐벌 위에 올려놓았는데, 6개의 '유압램'을 둔 덕에 배를 양쪽으로 30도 정도 기울일 수 있게 됐다.

특수효과 감독 캠 왈드바우어는 "배를 짐벌에 올린 가장 큰 이유는 뒤집히는 장면 때 배를 회전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파도 속에서 나아갈 때 배가 앞뒤로 흔들리는 움직임도 만들어 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피터팬 & 웬디>는 평단(로튼토마토 지수 66%)과 팬(16%)들의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먼저 평단은 "마침내 새로운 네버랜드를 보여주는 라이브 액션"(스크린랜트), "변화를 받아들이는 법에 대해 알려주는 사랑스러운 영화"(인디와이어)라는 평을 줬다.

하지만, 로튼토마토에 나오는 팬들의 공통 평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버전보다 느리고, 시각적으로 훨씬 덜 매력적이고, 원작이 지닌 마법을 따라가지 못했다"라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최초의 흑인 '팅커벨'(야라 샤히디)을 캐스팅했음에도, 이 캐릭터를 단순히 '토큰 블랙'(인종 차별의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넣는 정형화된 흑인 캐릭터)의 용도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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