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가든(비구이위안)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자 중국 당국이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에서는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과 국가금융관리총국은 오는 25일부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주택 구매 계약금(선수금) 비율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와 두 번째 구매자에 대한 최소 계약금 비율을 각각 20%와 30%로 통일한다. 주택 구입 시 일시불로 내야 하는 계약금 비율을 낮추면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모기지 비율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중국의 선수금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대도시는 신규 주택 계약금을 30% 이상으로 설정해왔으며 두 번째 주택 구매할 떄는 최대 80%까지도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 등 당국은 기존 대출자의 최초 모기지에 대한 금리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두 번째 주택 구매자에게는 모기지 금리 하한선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에 0.6% 포인트를 더한 값이었는데 이 가산치를 0.2% 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당국은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비용이 절감될 것이며 이는 소비와 투자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당국은 주요 은행들의 예금금리도 낮췄다. 이날부터 최소 12개의 주요 상업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1년 만기 기준 0.1% 포인트 인하하고 3년·5년 만기는 0.25% 포인트씩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모기지 금리를 낮추면서 은행이 수익성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이와 같은 조치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매체 <이차이>는 이번 조치가 4000만명의 주택 구매자에게 적용되고 25조위안(약 4500조원) 규모의 모기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했다.
ANZ의 베티 왕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주 동안 중국 당국이 내놓은 부동산 완화 조치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며 “중국이 일련의 부동산 완화 조치를 발표한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며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추가적인 침체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UBS의 존 램 중국·홍콩 부동산 책임자는 “이는 우리가 기대해온 추가 완화 정책의 핵심 부분”이라며 “이러한 완화 정책이 부동산 가격 전망에 대한 주택 구매자들의 신뢰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전의 대책과 다르며 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들도 “부양책의 노력이 마침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번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WSJ은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단편적인 조치들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고통스러울 만큼 높은 청년 실업률과 수출 감소, 그리고 부동산 부문의 긴장 고조로 타격을 입은 경제로 무너진 가계와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중국 정부가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금리인하가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서구의 ‘복지주의’를 연상시키는 정책에 대한 경계와 소비 주도의 경제 회복을 추구하는 가운데 또 한차례의 부동산 시장 붐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스위스 UBP은행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매주 새로운 조치가 나오고 있는데 아직 완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데이터 TS 롬바드의 로리 그린 아시아 연구 책임자는 당국의 조치로 “추가 현금이 생겨 중국의 가계들이 이를 환영하고 중국 정부가 마침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 약간의 격려를 받겠지만 약한 소비자 신뢰가 약한 지출로 이어지는 ‘신뢰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하이의 E-하우스 차이나 R&D 인스티튜트의 얀웨진 연구 책임자는 “현재 경제 상황은 좋아 보이지 않고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집을 구매하기 시작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신뢰를 회복하고 수요가 풀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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