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생생 한의학] 고구마, 중년 여성의 다이어트에 좋을까?

최수지 / 동의대 한의대 교수

‘많이 먹지도 않는데, 숨만 쉬어도 살이 찐다’

진료실에 다이어트를 위해 찾아오는 여성들은 외모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이 대다수일 것 같지만, 의외로 중년 여성들이 많다.

이들은 젊었을 때와 다르게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잘 안빠져, 결국 한약의 힘을 빌리고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뱃살. / unsplash

폐경 후 여성이 살이 잘 찌는 것은 사실이다. 폐경은 나이와 상관없이 당뇨병, 고지혈증의 위험인자이며, 이는 내장 비만의 증가와도 연관이 깊다.

그래서 특히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게 된다. 따라서 특히 폐경 후 여성들은 식사의 양과 내용을 변화시키고, 혼자가 어렵다면 맞춤 한약과 침 치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

한방여성의학 전문의로서 다이어트를 위해 찾아 온 여성들에게는 생리 주기, 폐경 여부 등을 고려해 더욱 효과적인 한약을 처방한다.

환자 개인에 맞게 식욕을 줄이고 신진대사를 높이는 한약 처방을 해주고, 얼마어떻게 먹는지 확인하고, 식습관을 조절하도록 안내를 해준다.

요즘 같은 햇고구마가 나오는 철에는 식사를 어떻게 하냐고 질문하면 ‘고구마 한두 개 정도 먹고 만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한창 제철인 고구마는 다이어트에 적합할까?

고구마. / 생생비즈

1. 고구마 그 자체는 좋은 탄수화물이다. 다만 식사를 탄수화물로만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탄수화물 섭취는 전체 칼로리 중 5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좋다. 대신 채소와 건강한 지방,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즉, 끼니 대신 고구마를 먹을 때는 닭가슴살 같은 고기와 함께 먹자.

2. 양도 중요하다. 정말 많이 먹지도 않는데, 살이 찔까? 결국 살이 찌는 것은 먹는 것보다 덜 써서 그렇다. 칼로리 과잉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기초 대사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먹는 양을 줄여야 한다. 조금 먹는다고 하지만 고구마 한두 개가 알고 보니 팔뚝만하다면 어떨까. 탄수화물의 양, 특히 그 중에서 소화가 가능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당질의 양을 고려해 양을 제한해 먹어야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한끼에 햇반 작은 공기 130g정도 먹으려면 동일한 당질(탄수화물에서 식이섬유를 제외한 소화 가능한 부분)을 포함한 고구마는 약 150g이다. 손바닥 만한 중간 크기 고구마 1개 정도이다.

따라서 고구마를 밥 대신 먹을 때는 약 1~1.5개 먹을 수 있겠다. 간식으로 고구마를 먹는다면 먹는 고구마 만큼 밥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3. 조리법도 바꿔야 한다.
같은 식품이어도 조리법에 따라 혈당지수(GI지수)가 달라진다. 혈당지수는 음식이 체내에 흡수돼 혈당을 높이는 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포도당을 지방으로 축적시키고 특히 복부비만으로 이어지게 된다.

고구마의 혈당지수는 생고구마, 찐고구마, 구운 고구마 순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고구마를 먹을 때는 생고구마나 찐 고구마를 드시는 게 좋다.

중년 여성들의 다이어트는 신진대사 저하와 내장 비만 증가 등의 이유로 젊은 시기보다 더 어려울 수 있지만, 고구마는 적절히 섭취하면 도움이 되는 건강한 탄수화물이다.

적당한 양의 고구마와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 올바른 조리법을 선택하면 다이어트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건강한 다이어트를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