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친 일상 속에서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이 주는 위로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경남 합천의 ‘십리방천길’이다.
장미와 금계국이 피어난 이곳은 5월 말, 단 한 시기에만 허락되는 자연의 선물처럼 로맨틱한 풍경을 선사한다.
사랑하는 이와의 산책, 혹은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완벽한 장소다.
십리방천길

경남 합천군 영창리에 위치한 십리방천길은 5월이 되면 수십 종의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마치 ‘장미 정원’ 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붉은빛부터 노란빛, 은은한 분홍색까지 다양한 색의 장미들이 길 양쪽을 가득 메우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람을 타고 퍼지는 장미 특유의 향기는 걷는 내내 기분을 맑게 해주고,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시간이다.
특히 오전 시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을 때 이 길을 찾는다면 장미꽃잎 위에 맺힌 이슬과 햇살이 어우러져 더없이 아름다운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십리방천길은 단조로운 직선 산책로가 아니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형의 길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선물한다.
장미꽃의 배열도 구간마다 다채로워,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곳곳에는 감성적인 포토존도 마련돼 있어, 연인끼리 손을 잡고 사진을 찍거나, 가족과 함께 추억을 남기기에도 제격이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등장하는 또 하나의 놀라운 장면, 바로 금계국 꽃밭이다.
햇살을 가득 품은 듯 노란 물결이 바람에 따라 일렁이며 장미길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펼쳐지는 풍경에,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십리방천길의 장미와 금계국은 그 자체로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이 특별한 조화는 단기간에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소중하다.
특히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이 길은 꽃, 햇살, 바람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최고의 타이밍을 맞이한다.
계절이 허락한 짧은 시기, 십리방천길은 마치 한 폭의 회화처럼 완벽하게 완성된 자연의 작품이 된다.

장미는 서서히 꽃잎을 떨구고, 금계국도 어느새 고개를 숙이는 그 전, 바로 이 짧은 찰나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그래서 이 길을 걷는 것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시간의 선물 속을 천천히 음미하는 경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시기에는 사람들의 발길도 자연스레 이곳으로 향하며, 조용하지만 생동감 있는 풍경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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