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풍력 실증 프로젝트에 투입할 자금을 조달하려던 유니슨의 계획에 변수가 생겼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발행가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기대했던 자본잠식 해소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최종 발행가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큰 반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슨은 지난 1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1차 발행가액을 922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유증 결의 당시 예정 발행가액(1260원)보다 338원 낮은 수준이다. 내달 4일 확정될 2차 발행가액과 비교해 더 낮은 금액이 최종 발행가액으로 결정된다.

1차 발행가액의 하향 조정은 시장 반응을 반영한 결과다. 유니슨이 유상증자를 발표한 뒤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사회 결의 전 1000원 후반대였던 주가는 현재 1000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유증에 대한 시장의 회의적 시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유니슨은 ‘운영자금 조달’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손금(623억원) 규모나 자본잠식 상태 등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목적은 재무구조 보강에 가깝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회사의 자본금은 842억원, 자본총계는 627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25.59%에 달한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또한 각각 284.63%, 55.91%로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신주 규모는 작지 않은 편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는 총 5100만주로 기존 발행주식 수의 29.89%에 해당한다. 증자비율이 30%에 육박하는 만큼,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가치 희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유니슨은 최근 수년간 별다른 실적 회복 없이 결손만 누적된 상태여서 유증에 따른 성장 기대보다는 지분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불신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최대주주 ‘아네모이’의 청약 미참여다. 아네모이는 삼천리자산운용이 운용하고 국민연금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사모펀드 ‘BTS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PEF)’의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유니슨 지분 9.09%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아네모이의 미참여 배경에 대해 "펀드의 투자이행기간이 만료돼 후속 출자가 제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BTS제1호 PEF는 지난해 2월 이후 추가 출자가 제한된 상태다. 내부 투자규약과 리스크 관리 방침상 자금 납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자금 투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증을 실시한 사실 자체를 부정적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특히 경영 안정성과 재무 개선 의지 모두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증 구조 전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 요소로 꼽힌다.
이에 유니슨이 계획했던 재무구조 개선에도 차질이 생겼다. 먼저 이번 유증의 핵심 목적 중 하나였던 자본잠식 해소도 불확실해졌다. 예정 발행가액대로라면 자본잠식률이 –15.7%까지 개선될 수 있었으나, 1차 발행가액 기준으로는 0.02%로 회계상 자본잠식 상태는 해소되지 않는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각각 140.51%, 44.14%까지 개선될 수 있었던 시나리오와 달리 162.6%, 46.79%에 머물 전망이다.

이번 유증이 자본잠식을 수치상으로 해소하더라도 근본적인 재무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수년간 영업적자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0.7배로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증이 일시적인 자금 수혈을 넘어 실질적인 재무개선 효과를 내려면 결국 본업의 수익성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평가다.
유니슨 측은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수주 물량 확보, 구매 공급망 확대에 따른 원가율 감소, 판관비 및 고정비 절감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고, 전방산업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