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무 없더니 28억 찍었다…" 투자자 몰린 서울 '재개발' 지역은?

서울 한강변 초고급 주거지로 개발되는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려면 2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다. 반면 인접한 용산구 한남 4·5 구역 빌라는 매수자가 직접 거주하지 않아도 돼 투자 조건이 크게 다르다.
같은 재개발 구역임에도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적용 여부와 사업 단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규제 지역에서는 실거주 의무가 붙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임대나 투자 목적 매수가 가능하다.
최근 서울 대부분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실거주 의무가 없는 재개발 구역이 ‘틈새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지역으로 자산가들의 투자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주거용으로 허가를 받아 주택을 매수한 경우, 법에 따라 2년 동안 의무적으로 실거주해야 한다. 서울시는 강남·서초 녹지지역을 시작으로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등 주요 지역을 순차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왔다.
특히 신속통합기획이나 공공 재개발 사업지로 지정된 지역은 구역 내 아파트뿐 아니라 빌라 등 모든 주택 유형이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된다. 지난해 10월 이후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 아파트까지 규제가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때 재개발 구역에서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여부에 따라 실거주 의무 적용 여부가 결정된다. 같은 재개발 지역이라도 사업 단계에 따라 투자 가능 여부와 규제가 크게 달라진다.

성수전략정비구역과 달리 일반 민간 재건축·재개발 구역 내 빌라는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반 재개발 구역이라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관리처분 인가 이후에는 입주권 자체가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되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규정도 강화된다. 이 때문에 관리처분인가 이전 단계에 있는 재개발 지역 주택이 투자자들에게 더 인기를 얻고 있다.
실거주 의무가 없는 재개발 구역은 임대나 매도 등 자금 운용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규제가 적용되기 전 단계의 재개발 구역이 대표적인 투자 틈새시장으로 꼽힌다.

실거주 의무가 없고 관리처분 인가 전 단계인 한남 5 구역은 최근 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지상 2층 규모 다가구 주택이 87억 원에 거래되며 재개발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구역은 향후 지하 5층~지상 22층, 총 2,547 가구 규모의 ‘아크로 한남’으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한강변 핵심 입지와 대형 고급 단지 개발 계획이 맞물리며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대기 매수세가 탄탄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올해만 7건 이상의 거래가 성사됐다. 규제가 덜한 재개발 구역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둔 한남 4 구역도 자산가들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래미안 글로우힐즈’로 개발될 예정이며, 최근 40억~50억 원대 단독주택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작구에서는 노량진 1 구역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노량진 뉴타운 중 유일하게 사업시행 인가 단계에 머물러 있어 조합원 지위 양도가 비교적 자유로운 점이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약 20건의 거래가 이뤄지며 뉴타운 내 핵심 투자 지역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 단계와 규제 여부에 따라 투자 수요가 특정 재개발 구역으로 몰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영등포구 신길 2 구역과 서대문구 북아현 2·3 구역에도 실거주 의무를 피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놓을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실거주 의무가 없다고 해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재개발 사업 특성상 사업 지연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투자금이 수년 동안 묶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서울 재개발 시장은 규제 여부와 사업 단계에 따라 투자 흐름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관리처분 인가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막바지 매수세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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