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표 나왔지만...김건희 특검법 또 폐기 "김건희 왕국 아니다" 야당 반발

[오늘도 평화로운 국회] 300명 중 194 찬성 104 반대, 무효-기권 1표…4표 이탈, 결집력 약화?
채상병 특검법도 부결되며 '김건희 정국'…"국힘, 선출 안 된 권력에 조아려"

[미디어오늘 조현호, 김용욱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의건이 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국회가 4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거부권 행사)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재의표결한 결과 또다시 부결됐다. 국민의힘이 예상대로 결집한 가운데 4표 정도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재의표결 가결선 200표에 필요한 여당 이탈표 8표 중 4표가 나왔다는 점에서 결집력이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개최한 본회의에서 의사일정 제1항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김건희 특검법)과 제2항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채상병 특검법), 제3항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의 건(지역사랑상품권법)' 등을 상정한 뒤 투표(재의투표)에 들어가도록 했다.

우 의장은 '김건희 특검법 재의의 건' 투표결과 총투표수 300표 중 '가' 194표, '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로서 부결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채상병 특검법도 총투표수 300표 중 '가' 194표, '부' 104표가 나와 부결됐다. 지역사랑상품권법 재의의 건도 총투표 수 300표 중 '가' 187표, '부' 111표, 무효 2표로 부결됐다.

일부 이탈표가 있었지만 대체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결집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국민의힘 이탈표는 4표가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여당 내에서도 갈수록 의심이 불어나고 있는 각종 김 여사 의혹을 이대로 둬선 안 되겠다는 판단과 함께, 자칫 특검이 탄핵으로 흐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전히 결집현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투표에 참가한 경우도 근래에 찾아보기 힘든 본회의장 투표 풍경이었다. 우원식 의장이 자신이 국회의원 생활 시작하면서 의원 전원이 투표에 참석한 건 처음이라고도 했다.

야당은 이번 결과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야당들은 이날 본회의 종료후 본관 로텐더홀에 나와 “24번째 국회무시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거부하면 공범”, “국민의힘은 공범이다. 용산의 거수기 국민의힘은 반성하라.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외쳤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정권에서 일어나는 괴이한 일들은 모두 김건희로 통한다”며 “그 어떤 권력자라도 범죄를 저질렀으면 처벌받는 것이 공정이고 상식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지, 김건희 왕국이 아니다.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고 공표될 때까지 계속 발의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야당들이 4일 오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김건희여사 특검법 재의의건 표결이 또 부결되자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국민의힘은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권력 김 여사에 다시 무릎을 꿇고 조아렸다”며 “김건희 방탄당, 여사 방탄당, 여사의 힘임을 만천하에 다시 공표했다. 용산 대통령실과 한동훈 대표측과의 싸움이 계속되지만, 김 여사 앞에는 하나가 된다. 김 여사는 대단한 권력자다. 그러나 김 여사는 이 정권의 약한 고리임이 분명하다. 국민의힘이 아무리 방탄해도 김건희 여사 처벌은 시간문제”라고 비판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도 “정말 무도하고 파렴치한 정권”이라며 “용산 거수기 노릇하는 국민의힘은 동반 몰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오늘 재의결 부결은 국민의힘이 김건희 사당이 된지 오래라는 증명이자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능력조차 상실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도 “더이상 참아서는 안 된다”며 “국민에게 주어진 권력을 국민이 회수할 수 있도록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날 재의표결 부결 결과가 당연한 결과라며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윤석열 정부 훼방을 위해 도대체 언제까지 생산성 없는 정쟁만 '무한 반복'할 생각이냐”라고 밝혔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부디 도돌이표 정쟁을 멈추고, 민생과 국익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했다.